오늘의 일간대구
일간 블로그쇼 홈으로

〈두 개의 시간〉 ⑦ 뉴진스는 공기를 만들고, 리센느는 향을 남겼다

넓은 공기와 겹쳐 퍼지는 향을 수묵과 수채로 표현한 추상화

〈두 개의 시간〉 10편 시리즈 · ← 이전 편 · 다음 편 → 1편 · 2편 · 3편 · 4편 · 5편 · 6편 · 7편 · 8편 · 9편 · 10편

앞편에서는 아이돌의 이름을 둘러싸고 너무 많은 어른이 말했다.

이번에는 그 소리를 잠시 끄고 두 팀이 원래 세상에 내놓은 것으로 돌아간다.

음악이다.

뉴진스와 리센느를 처음 연달아 들으면 묘한 기분이 든다.

분명 다른 그룹이다.

목소리도 다르고,

곡을 만드는 사람도 다르고,

데뷔 시기도 다르고,

노래를 몇 곡 듣다 보면 음악의 방향도 꽤 다르다.

그런데 첫인상에는 이상하게 겹치는 부분이 있다.

시끄럽지 않다.

정확히 말하면 K팝 특유의

“자, 여기서부터 후렴입니다.”

하고 머리를 잡고 흔드는 방식과 조금 거리가 있다.

고음을 터뜨리고,

비트를 갈아엎고,

갑자기 랩이 나오고,

마지막 후렴에서 한 키 올리는 식의 전통적인 아이돌 팝 공식보다

분위기를 먼저 만든다.

그래서 뉴진스를 듣던 사람이 처음 리센느를 들으면 한 번쯤 이런 느낌을 받을 수 있다.

어? 이쪽도 약간 그쪽 계열인가?

그런데 계속 들어보면 오히려 반대다.

뉴진스는 자꾸 소리를 덜어낸다.

리센느는 그 공간에 무언가를 겹쳐놓는다.

그래서 이 글에서는 조금 멋대로 비유해보기로 했다.

뉴진스가 공기를 만들었다면, 리센느는 그 공간에 향을 뿌렸다.


〈Attention〉과 〈YoYo〉, 첫인상부터 요란하지 않았다

두 그룹의 시작점부터 보자.

뉴진스에게는 〈Attention〉이 있었다.

리센느에는 정식 데뷔 직전 공개한 〈YoYo〉가 있었다.

두 곡은 장르적으로 같은 곡이 아니다.

그런데 재미있는 공통점이 하나 있다.

신인 걸그룹의 첫인사치고 이상하게 힘을 빼고 있다.

NME는 〈Attention〉을 당시 4세대 K팝에서 기대할 법한 과장된 접근과 반대로, 초창기 2000년대 R&B의 영향을 받은 악기를 최소한으로 사용하고 그루브에 곡을 맡긴 노래라고 평가했다.

(출처링크: NME)

이 곡은 처음부터

“우리 엄청난 그룹입니다.”

라고 외치지 않는다.

베이스와 리듬이 슬쩍 움직이고,

그 위에서 멤버들의 목소리가 흘러간다.

노래를 들으면 무언가가 꽉 차 있다는 느낌보다

주변의 공간까지 곡에 포함돼 있는 느낌이 난다.


리센느의 〈YoYo〉도 첫인상이 묘했다.

신인 걸그룹이라면 보다 선명한 후렴과 강한 퍼포먼스로 이름을 찍으려 할 법한데,

이쪽은 처음부터 몽환적인 신스와 질감을 쌓았다.

당시 리뷰에서도 〈YoYo〉는 여러 신스 음색과 리듬 변화를 통해 기묘하고 몽환적인 분위기를 먼저 구축하는 곡으로 평가됐다.

(출처링크: The Bias List)

그런데 차이가 있다.

〈Attention〉은 공간을 비운다.

〈YoYo〉는 공간을 채운다.

둘 다 조용한데,

조용한 이유가 다르다.


뉴진스는 빈 곳을 두려워하지 않았다

뉴진스 음악을 이야기할 때 가장 중요한 특징 중 하나는

빈자리를 굳이 채우지 않는다는 것이다.

〈Attention〉의 후렴을 들어보면 알 수 있다.

커다란 신스가 벽처럼 올라오지도 않고,

보컬이 압도적으로 치고 나오지도 않는다.

멤버들의 음색과 작은 화음,

리듬,

베이스.

필요한 것만 놓인다.

그리고 나머지는 그냥 둔다.

그래서 이어폰으로 들어도 이상하게 답답하지 않다.

Pitchfork 역시 뉴진스 음악의 특징을 설명하면서 강하게 터뜨리기보다 차분하고 친밀한 분위기 속에 클럽 음악의 요소를 섞는 방식을 주목했다.

(출처링크: Pitchfork)

이게 뉴진스가 만든 ‘공기’다.

노래가 공간을 점령하는 것이 아니라,

노래가 공간의 온도를 바꾼다.


〈Ditto〉에서는 그 공기가 겨울이 됐다

이 방식이 가장 아름답게 완성된 곡 가운데 하나가 〈Ditto〉다.

비트만 뜯어보면 의외로 움직임이 많다.

Baltimore club 계열의 빠르고 잘게 끊어진 리듬이 계속 움직인다.

그런데 그 위의 보컬은 급하지 않다.

몽롱하다.

조금 멀리 있다.

NME는 〈Ditto〉를 Baltimore dance music에 몽환적인 보컬과 코러스 패드를 결합한 곡으로 설명했고, Rolling Stone은 laid-back한 Baltimore club과 garage 위에 Y2K 시절 걸그룹을 연상시키는 보컬 하모니가 얹힌 곡으로 평가했다.

(출처링크: NME)

빠른 드럼과 느린 감정이 동시에 있다.

그래서 듣고 있으면 이상하다.

몸은 움직이는데 마음은 가라앉는다.

민지는 당시 〈Ditto〉를 들으며 춥지만 따뜻한 겨울 산을 떠올렸다고 설명했다.

(출처링크: NME)

이 표현이 곡을 꽤 정확하게 설명한다.

〈Ditto〉에는 겨울이 있다.

그런데 악기가

“겨울입니다.”

하고 말해주는 것이 아니다.

공기의 온도로 느끼게 한다.


리센느에게는 〈Pinball〉이 있다

리센느 음악에서 〈Ditto〉와 가장 재미있게 비교할 수 있는 곡은 개인적으로 〈Pinball〉이다.

둘 다 빠르게 청자를 공격하지 않는다.

몽환적이다.

사랑에 빠지기 직전의 어정쩡하고 부유하는 감정도 있다.

그런데 만드는 방법은 상당히 다르다.

리센느 멤버들이 직접 설명한 바에 따르면 〈Pinball〉의 중요한 특징 가운데 하나는 여러 겹으로 쌓은 화음이다.

원이도 〈LOVE ATTACK〉이 강한 distortion을 사용하는 곡이라면, 〈Pinball〉은 많은 화음을 겹쳐 풍성한 소리를 만드는 곡이라고 설명했다.

(출처링크: HELLOKPOP)

실제로 들어보면 그렇다.

〈Pinball〉은 빈 공간을 내버려두기보다

그 안에 보컬을 한 겹,

또 한 겹,

또 한 겹 올린다.

부드럽지만 얇지 않다.

몽환적인데 자꾸 잔향이 남는다.


뉴진스는 여백으로 몽환적이고, 리센느는 겹침으로 몽환적이다

둘을 붙여놓으면 차이가 보인다.

뉴진스

소리를 덜어낸다.

보컬이 악기 사이를 돌아다닌다.

빈 공간이 곡의 일부가 된다.

리센느

소리를 겹친다.

화음과 신스의 질감을 쌓는다.

잔향이 곡의 일부가 된다.

그래서 둘 다 몽환적이라는 표현을 듣지만,

그 몽환의 종류가 다르다.

뉴진스가

새벽에 창문을 열었을 때 들어오는 차가운 공기라면,

리센느는

그 방에 누군가 뿌리고 나간 향수가 조금 남아 있는 느낌에 가깝다.


그런데 〈LOVE ATTACK〉에 오면 리센느는 갑자기 커진다

그래서 〈LOVE ATTACK〉이 중요하다.

리센느를

“잔잔하고 몽환적인 음악을 하는 그룹”

정도로 정의하면 이 곡에서 바로 깨진다.

리센느 멤버들은 〈LOVE ATTACK〉을 설명하면서 강한 distortion과 기타 사운드를 언급했다.

〈Pinball〉보다 훨씬 밝고,

튀고,

크고,

직선적이다.

(출처링크: HELLOKPOP)

그리고 후렴을 숨기지 않는다.

후렴입니다.

하고 제대로 나온다.

멜로디를 기억하게 만든다.

이게 뉴진스와 리센느의 중요한 차이 하나다.


뉴진스는 후렴까지도 흘려보내는 경우가 많았다

〈Super Shy〉를 생각해보자.

리듬은 빠르다.

드럼앤베이스와 Jersey club의 요소가 섞여 있다.

그런데 곡이 폭발하지 않는다.

Pitchfork는 이 곡의 drum ’n’ bass와 Jersey club 프로덕션이 강하게 튀기보다 흘러가듯 움직인다고 표현했다.

(출처링크: Pitchfork)

이게 뉴진스답다.

빠른데 시끄럽지 않다.

춤추는 음악인데 압박감이 없다.

후렴이 오더라도

엄청난 절정으로 올라가기보다

곡 전체의 흐름 안에서 다시 한 바퀴 돈다.

뉴진스에게 후렴은 산 정상이라기보다 길 위의 풍경에 가깝다.


반대로 리센느는 결국 멜로디로 돌아온다

리센느는 분위기를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하는 팀이다.

2025년 NME 인터뷰에서 미나미는 리센느의 음악을 따뜻하지만 모험적이라고 표현했고,

멤버들은 가사의 직접적인 의미만큼이나 듣는 사람이 느끼는 분위기와 여운을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원이는 노래가 끝난 뒤에도 어느 순간 다시 생각나는 음악을 만들고 싶다고 했다.

리브는 멤버들의 서로 다른 음색이 화음을 만들 때 자연스럽게 하나가 되는 점을 리센느 음악의 특징으로 이야기했다.

(출처링크: NME)

이건 리센느라는 이름과도 연결된다.

RESCENE.

scene과 scent.

한 장면을 향으로 다시 떠올린다는 그룹의 기본 콘셉트다.

그런데 리센느의 음악은 분위기만 예쁜 데서 끝나지 않는다.

좋은 리센느 곡에는 대개

한 번 더 듣게 만드는 멜로디가 있다.

〈Pinball〉도 그렇고,

〈LOVE ATTACK〉도 그렇다.


그래서 LOVE ATTACK은 거의 2년 뒤 차트 1위까지 올라갈 수 있었다

역주행에는 수많은 외부 요인이 있었다.

원이의 유튜브가 있었고,

거제야호가 있었고,

멤버들의 캐릭터가 알려졌고,

대중이 뒤늦게 리센느의 과거 곡을 찾아갔다.

하지만 사람들이 찾아갔다고 해서

모든 옛날 노래가 1위가 되는 것은 아니다.

결국 노래가 버텨줘야 한다.

〈LOVE ATTACK〉은 그 점에서 이상할 정도로 대중적이다.

밝다.

후렴이 크다.

멜로디가 선명하다.

처음 들어도 어디가 중요한 부분인지 안다.

그러면서도 리센느 특유의 반짝이는 질감은 남아 있다.

그래서 2년 전 노래인데도

처음 들은 사람에게 낡은 노래처럼 느껴지지 않았다.



그러면 〈Deja Vu〉는 뉴진스와 가장 가까운 리센느인가

조금 위험한 질문을 하나 해보자.

리센느 곡 가운데

뉴진스와 가장 비슷한 첫인상을 주는 곡을 꼽으라면

〈Deja Vu〉를 이야기할 사람도 있을 것이다.

소리가 눌려 있고,

드럼이 잘게 움직이고,

신스가 흐릿하며,

보컬이 전면으로 뛰어나오지 않는다.

실제로 이 곡이 나왔을 당시 한 리뷰는 〈Deja Vu〉를 당시 걸그룹 음악에서 널리 사용되던 차분하고 흐릿한 신스 중심의 사운드와 연결해 비판하기도 했다.

(출처링크: The Bias List)

이건 재미있는 지점이다.

2022년 뉴진스가 나왔을 때 이런 종류의 ‘힘을 뺀 걸그룹 음악’은 상당히 낯설었다.

NME 역시 뉴진스의 첫 음악이 당시 다른 팀들과 상당히 다른 방향이었다고 평가했다.

(출처링크: NME)

그런데 몇 년 뒤에는

그런 소리 자체가 하나의 시대 문법이 됐다.


리센느가 뉴진스를 닮은 걸까, 시대가 뉴진스를 닮은 걸까

여기서 이 시리즈 첫 편에서 던졌던 질문으로 다시 돌아온다.

리센느가 뉴진스를 닮은 것일까.

혹은

뉴진스 이후 K팝의 공기 자체가 달라진 것일까.

두 번째 가능성을 빼놓으면 안 된다.

한 팀이 크게 성공하면

그 팀의 노래를 그대로 베끼지 않더라도

업계 전체의 ‘가능한 선택지’가 달라진다.

예전에는

신인 걸그룹 타이틀곡은 이래야 한다고 생각했던 것이,

어느 순간

“이렇게 작게 만들어도 되는구나.”

가 된다.

후렴을 크게 만들지 않아도 되고,

보컬을 세게 밀지 않아도 되고,

클럽 음악을 가져와도 공격적으로 만들지 않아도 되고,

곡 전체를 하나의 분위기로 유지해도 된다.

뉴진스가 그것을 처음 했다는 뜻은 아니다.

그 이전에도 R&B도 있었고,

UK garage도 있었고,

dream pop도 있었고,

힘을 뺀 K팝도 있었다.

하지만 그 문법을 최정상급 대중음악으로 만들어버린 팀이라는 점에서는 뉴진스의 영향력을 무시하기 어렵다.


그리고 리센느는 그 다음 시대에 데뷔했다

리센느가 처음 〈YoYo〉를 들고 나온 것은 2024년이다.

이미 뉴진스가 2년 동안 활동한 뒤였다.

그러니 리센느는 처음부터

뉴진스 이후의 K팝에서 태어난 그룹이다.

이건 리센느가 뉴진스를 따라했다는 말과 전혀 다르다.

오히려 중요한 것은

같은 시대적 환경에서 리센느가 결국 자기 쪽으로 갈라져 나갔다는 것이다.

뉴진스 음악의 핵심이 점점 더 가벼움과 여백으로 갔다면,

리센느는 화음과 신스,

선명한 멜로디,

그리고 ‘향’이라는 자기 콘셉트를 계속 쌓았다.


뉴진스는 곡을 기억하게 하는 방식도 조금 달랐다

뉴진스의 좋은 노래를 떠올려보면

멜로디만 기억나는 경우가 의외로 적다.

어떤 장면 전체가 같이 온다.

〈Attention〉을 생각하면 여름의 공기가 따라오고,

〈Ditto〉를 생각하면 겨울과 교복과 캠코더가 따라오고,

〈Super Shy〉를 생각하면 빠르게 움직이는 거리와 춤이 떠오른다.

음악,

영상,

스타일링,

안무,

멤버들의 표정이 한 묶음이다.

그래서 곡을 듣는다는 느낌보다

그 시절의 뉴진스에 다시 들어간다는 느낌이 날 때가 있다.


리센느는 노래가 남긴 냄새를 기억하게 한다

리센느가 처음부터 내세운 것도 비슷하면서 다르다.

‘향’.

장면이 지나간 뒤에도 냄새가 남고,

그 냄새를 맡으면 어느 순간 장면이 돌아온다.

이건 그냥 회사가 붙여놓은 설정으로 끝날 수도 있었다.

그런데 리센느의 좋은 곡들은 실제로 조금 그런 식으로 작동한다.

〈YoYo〉의 신스 질감.

〈Pinball〉의 겹겹이 쌓인 화음.

〈LOVE ATTACK〉의 커다란 후렴.

〈Deja Vu〉의 흐릿한 질감.

각 노래의 모양이 다르면서도

공통적으로

“예쁘다”보다 “잔향이 있다”는 쪽에 가깝다.


가장 닮은 것은 사실 음악이 아닐지도 모른다

여기까지 다 듣고 나면 오히려 처음 생각이 조금 바뀐다.

뉴진스와 리센느의 음악은

생각보다 그렇게까지 닮지 않았다.

물론 둘 모두

과한 걸 덜어낸 현대적인 걸그룹 음악,

R&B와 전자음악의 영향,

몽환적인 보컬,

부드러운 음색,

Y2K 이후의 감각이라는 큰 시대적 공기를 공유한다.

하지만 안으로 들어가면 방법은 다르다.

뉴진스는 빼는 데 능했고, 리센느는 겹치는 데 능했다.

뉴진스는 리듬 위에 목소리를 얹고 공간을 남긴다.

리센느는 그 공간에 화음을 올리고 질감을 올리고 멜로디를 남긴다.


공기와 향

그래서 결국 이 비유로 돌아온다.

공기는 보이지 않는다.

그런데 방에 들어가면 바로 느껴진다.

습한지,

차가운지,

따뜻한지,

답답한지.

뉴진스 음악이 그랬다.

무언가를 잔뜩 보여주지 않아도

몇 초면

“뉴진스다.”

라는 공기가 생겼다.

향도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한 사람이 지나간 뒤에도 남는다.

어디서 맡았는지 생각하고,

갑자기 오래전 장면이 떠오른다.

리센느가 처음부터 이야기한 것도 그것이었다.

다시 떠오르는 장면.

그리고 몇 년 뒤,

정말로 사람들은 2년 전에 발표된 리센느의 노래를 다시 찾아냈다.

조금 기묘하다.

그룹 이름으로 내세운 설정이

나중에 팀의 성공 방식 자체가 되어버렸다.


그리고 이제 두 음악이 같은 시간에 놓일 가능성이 생겼다

이 시리즈를 시작한 이유도 결국 여기였다.

뉴진스가 활동하던 절정기에

리센느는 거의 보이지 않았다.

리센느가 세상에 알려진 2026년에는

뉴진스가 음악 활동을 쉬고 있었다.

그래서 아직 우리는

대중적 전성기의 뉴진스와 대중적 전성기의 리센느가 같은 시기에 신곡으로 맞붙는 장면을 본 적이 없다.

만약 뉴진스의 정식 음악 활동이 다시 시작된다면,

그때는 처음으로 상황이 달라진다.

이번에는 리센느가 무명의 신인이 아니다.

뉴진스 역시 2022년의 신인이 아니다.

한쪽은 이미 K팝의 문법을 한 번 바꾼 이름이고,

다른 한쪽은 버려질 뻔한 2년 전 노래를 다시 차트 정상까지 끌고 온 이름이다.


누가 누구를 대체할 필요는 없다

그래서 마지막에

“리센느가 뉴진스를 대신했다.”

라고 쓰고 싶지는 않다.

그건 두 그룹을 너무 단순하게 만든다.

뉴진스가 돌아온다고 해서

리센느가 사라져야 하는 것도 아니고,

리센느가 성공했다고 뉴진스의 자리가 없어지는 것도 아니다.

오히려 재미있는 건

두 그룹이 동시에 존재하는 장면이다.

뉴진스 이후 달라진 걸그룹 음악의 세계에서,

그 세계를 바꾸는 데 가장 큰 역할을 했던 팀과

그 뒤의 시대에서 자기만의 방법으로 살아남은 팀이

같은 차트에서 만나는 것.

그때부터 이 비교는 정말 재미있어진다.


뉴진스와 리센느는 많이 닮았다.

그리고 많이 다르다.

뉴진스는 시작부터 세상이 알아봤고,

리센느는 세상이 알아보는 데 2년이 걸렸다.

뉴진스는 사람들이 찾아왔고,

리센느는 사람들을 찾아다녔다.

뉴진스에는 리더가 없었지만 민지가 있었고,

리센느에는 원이라는 선명한 리더가 있었다.

뉴진스 뒤에는 처음부터 유명한 어른들이 있었고,

리센느 뒤의 어른들은 그룹이 뜬 뒤에야 하나씩 발견됐다.

그리고 음악에서도 그렇다.

둘 다 힘을 뺀다.

둘 다 분위기를 중요하게 생각한다.

둘 다 지금의 걸그룹 음악을 이야기할 때 빼놓기 어렵다.

그런데 한쪽은 비우고,

다른 한쪽은 채운다.

뉴진스는 공기를 만들었다.

리센느는 그 공간에 향을 뿌렸다.

공기와 향은 서로 다른 것이다.

그런데 향은

공기가 없으면 퍼질 수 없다.

그래서 어쩌면 이 두 그룹은

서로의 반대편에 있는 것이 아니라,

같은 시대를 앞과 뒤에서 설명하고 있는 두 팀인지도 모른다.


이 편에서 확인한 자료


다음 읽기: ← 이전 편 · 다음 편 →

전체 목차

일간 블로그쇼 필자 툰드라 프로필
글: 툰드라 · 일간 블로그쇼일간 블로그쇼 호스트

이것저것 궁금해하고, 굳이 찾아보고, 생활의 묘한 구석을 기록한다.

필자의 다른 글 보기 →

일간 블로그쇼에서 더 알아보기

구독을 신청하면 최신 게시물을 이메일로 받아볼 수 있습니다.

댓글 남기기

신문과 라디오를 든 소년을 그린 복고 신문 만화풍 RSS 구독 배너

많이 읽는 글

좋은 이야기가
좋은 하루를 만듭니다.

일간 블로그쇼
DAILYBLOGSHOW.BLOG

지난 호

일간 블로그쇼에서 더 알아보기

지금 구독하여 계속 읽고 전체 아카이브에 액세스하세요.

계속 읽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