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툰드라 · 일간 블로그쇼
블랙홀이 별을 찢어 먹었다. 여기까지만 해도 충분히 난리인데 몇 년 뒤 갑자기 제트를 다시 뿜는 경우가 있다. 먹은 지 한참 됐는데 뒤늦게 트림을 하는 셈이다. 우주적 소화불량인가 싶었는데, 이번엔 꽤 구체적인 시간표가 나왔다.
처음 많이 먹을 때 한 번, 아주 적게 먹을 때 또 한 번
Nature Astronomy 연구는 조석파괴사건(TDE)들을 분석해 두 종류의 분출 시점을 제시했다. 하나는 별 물질이 매우 빠르게 유입되는 초기 초에딩턴 단계다. 다른 하나는 수백~수천 일이 지나 유입률이 에딩턴 한계의 약 2% 수준으로 떨어질 때다.
이 2%라는 숫자가 흥미로운 이유는 우리 은하의 훨씬 작은 항성질량 블랙홀에서도 상태 전환과 제트 형성에 비슷한 임계값이 관측돼왔기 때문이다. 질량이 엄청나게 달라도 비슷한 물리 규칙이 작동할 가능성이 생긴 셈이다.
‘블랙홀은 배부르면 조용하고 배고프면 시끄럽다’ 정도로 줄이면 또 틀린다
연구는 모든 블랙홀이 정확히 같은 날 제트를 뿜는다고 말하지 않는다. TDE라는 특정 상황에서 유입률과 분출 시점을 모델링해 공통 임계값을 찾은 것이다. 실제 지연시간은 사건마다 다르다.
그래도 관측자에게는 꽤 쓸모 있다. 별이 찢어진 직후만 보고 끝내지 않고, 계산된 임계점이 올 때 전파망원경을 다시 겨눌 이유가 생기기 때문이다. 블랙홀도 재방문 알림이 필요한 천체가 됐다.
확인 경로: Nature Astronomy 9월 17일 논문 ‘A universal critical accretion rate for black hole jet formation’을 기준으로 작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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