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이 아메리카치타이니 치타의 미국 친척쯤으로 생각하기 쉽다. 생김새도 그렇게 보였다. 다리가 길고 몸이 날렵해 초원에서 빠른 먹잇감을 쫓았을 것이라는 그림이 붙었다. 그런데 고대 DNA를 읽어보니 족보가 달랐다. 아메리카치타로 불린 미라시노닉스 트루마니는 치타보다 퓨마와 더 가까운 계통이었다.
2026년 9월 국제학술지 Current Biology에 공개된 연구는 화석 뼈에서 핵 유전체 정보를 얻고 안정동위원소를 함께 분석했다. 뼈 모양만 닮았다고 친척인 것은 아니다. 서로 다른 계통이 비슷한 환경에서 살며 비슷한 몸을 갖게 되는 수렴진화가 있기 때문이다. 상어와 돌고래가 둘 다 유선형이지만 가까운 친척이 아닌 것과 비슷하다.
치타처럼 생긴 퓨마 친척
연구 결과 미라시노닉스는 퓨마 계통 안쪽에 자리했다. ‘치타 같은 몸’은 아프리카·아시아 치타와 조상을 공유해서가 아니라, 빠르게 달리는 먹잇감을 쫓는 생활에 적응하며 따로 만들어졌을 가능성이 커졌다.
크기도 만만치 않았다. 보도자료가 소개한 추정치는 몸무게 약 150파운드, 68kg 안팎이고 꼬리까지 길이가 약 8피트에 이른다. 우리가 동물원에서 보는 치타를 북미 초원에 그대로 옮겨놓은 동물이 아니라, 퓨마 쪽 고양잇과가 독자적으로 ‘속도형 몸’을 만든 경우에 가깝다.
북쪽으로 20도 더 올라간 흔적
더 이상한 건 서식지다. 고대 DNA가 나온 표본 가운데에는 캐나다 유콘처럼 북극권에 가까운 지역의 것도 있었다. 연구진은 기존에 생각했던 것보다 분포가 위도 약 20도 더 북쪽까지 뻗었다고 본다. 춥고 계절 변화가 큰 환경에서도 살았다는 뜻이다.
뼈에 남은 안정동위원소는 먹이의 흔적도 보여줬다. 북부 개체들은 육상동물만이 아니라 강과 바다를 오가는 회유성 물고기, 연어 같은 자원까지 이용했을 가능성이 나타났다. 고양잇과 포식자가 강가에서 물고기를 주식처럼 사냥했다는 단순한 장면보다는, 계절에 따라 쉽게 얻을 수 있는 먹이를 폭넓게 활용했을 가능성으로 읽는 편이 안전하다.
멸종동물 복원에서 이름을 의심해야 하는 이유
화석 연구는 대개 뼈 모양에서 시작한다. 하지만 닮은 모양은 혈연과 생활환경이 섞여 만든 결과다. DNA는 족보를, 동위원소는 식탁을 보여준다. 둘을 합치자 ‘북미 초원의 치타’라는 한 줄짜리 동물이 ‘북극권까지 올라가 물고기도 이용한 퓨마 친척’으로 바뀌었다.
아메리카치타라는 이름은 그대로 남을 가능성이 크다. 이미 익숙하고 생김새도 치타를 떠올리게 하니까. 다만 이제 그 이름을 볼 때는 작은 각주 하나가 따라붙어야 한다. 치타처럼 보이는 것과 치타인 것은 전혀 다른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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