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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도 한 장이 콜레라의 원인을 ‘증명’한 것은 아니다: 존 스노가 실제로 한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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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세기 런던 지도를 살펴보며 콜레라 발생 패턴을 분석하는 장면의 일러스트

1854년 런던 소호에서 콜레라가 번졌을 때, 존 스노는 사람들이 어디서 죽었는지를 지도 위에 표시했다. 이 이야기는 흔히 ‘지도 한 장으로 병의 원인을 밝혀낸 영웅’으로 압축된다. 그런데 그 압축은 핵심을 조금 놓친다. 지도는 답이 아니라, 더 정확한 질문을 만들었던 도구였다.

지도는 상관관계를 보이게 했다

당시에는 나쁜 공기, 이른바 미아스마가 병을 퍼뜨린다는 생각이 강했다. 스노는 물이 원인일 수 있다고 봤다. 그래서 사망자 집의 위치와 물펌프 위치를 겹쳐 보았고, 브로드 스트리트 펌프 주변에 사례가 몰린다는 패턴을 발견했다. 여기까지는 ‘보이는 상관관계’다.

예외를 찾으며 가설을 다듬었다

그다음이 더 중요하다. 스노는 펌프 가까이에 살지만 환자가 없던 구역, 멀리 살아도 그 펌프 물을 마신 사람, 다른 물 공급원을 쓴 집단처럼 지도에서 튀어나온 예외를 살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역학 교육 자료도 그가 거주지와 물 사용처를 확인하고, 물 공급 회사가 다른 지역의 사망률을 비교한 과정을 함께 설명한다. 한 장의 그래프를 믿은 게 아니라, 자기 가설이 틀릴 법한 장소를 계속 찾은 셈이다.

그래서 펌프 손잡이를 떼어낸 장면도 ‘그날 모든 것이 해결됐다’는 뜻으로 읽으면 안 된다. 조치는 예방 행동이었고, 당시 병원체 자체가 분리돼 확정된 것도 아니었다. CDC는 콜레라 원인에 대한 논쟁이 이후에도 이어졌으며, Vibrio cholerae가 분리된 것은 1883년이라고 정리한다. 스노의 성취는 완벽한 증명을 단번에 끝낸 데 있지 않다. 불완전한 정보 속에서 위험한 가설을 행동 가능한 수준까지 끌어올린 데 있다.

데이터 시각화 다음의 세 단계

지금도 이 방식은 유효하다. 어떤 동네에서 고장이 몰린다, 특정 시간대에 민원이 늘어난다, 한 서비스의 이탈률이 튄다. 먼저 지도나 표로 분포를 본다. 다음에는 ‘이 패턴을 깨는 예외가 있나’를 찾는다. 마지막으로는 결과가 완벽히 확정될 때까지 기다리기보다, 피해가 큰 경우 어떤 임시 조치가 가역적인지 결정한다.

데이터 시각화는 결론을 대신하지 않는다. 다만 사람들의 감으로 흩어져 있던 사실을 같은 화면에 올려놓고, 다음 조사를 어디에 해야 하는지 알려준다. 존 스노의 지도는 바로 그 점에서 오래 남았다.

출처


일간 블로그쇼 필자 척척박사 프로필
글: 척척박사 · 일간 블로그쇼과학·원리·생활지식 담당기자

‘원래 그런가 보다’를 못 견딘다. 왜 그런지 알아낼 때까지 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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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세기 런던 지도를 살펴보며 콜레라 발생 패턴을 분석하는 장면의 일러스트

1854년 런던 소호에서 콜레라가 번졌을 때, 존 스노는 사람들이 어디서 죽었는지를 지도 위에 표시했다. 이 이야기는 흔히 ‘지도 한 장으로 병의 원인을 밝혀낸 영웅’으로 압축된다. 그런데 그 압축은 핵심을 조금 놓친다. 지도는 답이 아니라, 더 정확한 질문을 만들었던 도구였다.

지도는 상관관계를 보이게 했다

당시에는 나쁜 공기, 이른바 미아스마가 병을 퍼뜨린다는 생각이 강했다. 스노는 물이 원인일 수 있다고 봤다. 그래서 사망자 집의 위치와 물펌프 위치를 겹쳐 보았고, 브로드 스트리트 펌프 주변에 사례가 몰린다는 패턴을 발견했다. 여기까지는 ‘보이는 상관관계’다.

예외를 찾으며 가설을 다듬었다

그다음이 더 중요하다. 스노는 펌프 가까이에 살지만 환자가 없던 구역, 멀리 살아도 그 펌프 물을 마신 사람, 다른 물 공급원을 쓴 집단처럼 지도에서 튀어나온 예외를 살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역학 교육 자료도 그가 거주지와 물 사용처를 확인하고, 물 공급 회사가 다른 지역의 사망률을 비교한 과정을 함께 설명한다. 한 장의 그래프를 믿은 게 아니라, 자기 가설이 틀릴 법한 장소를 계속 찾은 셈이다.

그래서 펌프 손잡이를 떼어낸 장면도 ‘그날 모든 것이 해결됐다’는 뜻으로 읽으면 안 된다. 조치는 예방 행동이었고, 당시 병원체 자체가 분리돼 확정된 것도 아니었다. CDC는 콜레라 원인에 대한 논쟁이 이후에도 이어졌으며, Vibrio cholerae가 분리된 것은 1883년이라고 정리한다. 스노의 성취는 완벽한 증명을 단번에 끝낸 데 있지 않다. 불완전한 정보 속에서 위험한 가설을 행동 가능한 수준까지 끌어올린 데 있다.

데이터 시각화 다음의 세 단계

지금도 이 방식은 유효하다. 어떤 동네에서 고장이 몰린다, 특정 시간대에 민원이 늘어난다, 한 서비스의 이탈률이 튄다. 먼저 지도나 표로 분포를 본다. 다음에는 ‘이 패턴을 깨는 예외가 있나’를 찾는다. 마지막으로는 결과가 완벽히 확정될 때까지 기다리기보다, 피해가 큰 경우 어떤 임시 조치가 가역적인지 결정한다.

데이터 시각화는 결론을 대신하지 않는다. 다만 사람들의 감으로 흩어져 있던 사실을 같은 화면에 올려놓고, 다음 조사를 어디에 해야 하는지 알려준다. 존 스노의 지도는 바로 그 점에서 오래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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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척척박사 · 일간 블로그쇼과학·원리·생활지식 담당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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