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툰드라 · 일간 블로그쇼
티라노사우루스는 죽은 지 6천만 년이 넘었다. 체온계를 겨드랑이에 꽂을 수 없다. 겨드랑이가 어디였는지부터 약간 난감하다. 그런데 연구진은 이빨을 들고 와서 약 36℃라는 숫자를 냈다. 화석 이빨이 체온계를 오래 보관하고 있었던 셈이다.
온도에 따라 원자끼리 붙어 있는 방식이 조금 달라진다
핵심은 치아 법랑질 안 탄소와 산소 동위원소의 ‘뭉침’이다. 광물이 만들어질 때 온도에 따라 무거운 동위원소가 서로 결합하는 비율이 달라진다. 법랑질은 몸 안에서 형성되므로 이 화학적 흔적을 분석하면 형성 당시 체온을 역산할 수 있다.
이번 연구에서 T. rex의 평균 체온은 약 36℃로 추정됐다. 사람 체온과 숫자가 비슷하다고 사람이랑 같은 대사를 했다는 뜻은 아니다. 큰 몸집은 열을 오래 보존하고, 공룡의 대사 방식도 종마다 달랐을 수 있다.
이빨은 말이 없지만 화학은 꽤 수다스럽다
발자국은 얼마나 빨리 걸었는지 힌트를 주고, 뼈는 성장과 부상을 남기고, 이빨은 먹이뿐 아니라 체온까지 남길 수 있다. 공룡 연구가 재미있는 건 정작 공룡은 한마디도 안 했는데 주변 물건들이 너무 많이 떠든다는 데 있다.
물론 추정에는 오차와 보존상태 문제가 있다. 체온 숫자 하나만으로 행동·대사율을 전부 확정할 수는 없다. 그래도 ‘공룡은 냉혈인가 온혈인가’라는 오래된 질문에 화석 화학이 점점 더 구체적인 숫자를 붙이고 있다.
확인 경로: Science Advances 9월 16일 온라인 공개 논문 ‘The body temperature of Tyrannosaurus rex’와 Reuters 보도를 기준으로 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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