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툰드라 · 일간 블로그쇼
고래가 강에 있다. 이 문장부터 좀 이상하다. 강에 고래가 들어올 수는 있는데, 이번에는 ‘입구에서 잠깐 잘못 들어왔다’ 수준도 아니다. 혹등고래 한 마리가 샌프란시스코만을 지나 Sacramento-San Joaquin Delta 쪽으로 계속 올라왔고 바다에서 약 60마일, 거의 100km 안쪽에서 확인됐다.
이 고래는 사진식별 카탈로그에서 CRC-11620, 별명 Rio로 확인된 개체다. 지난 24년 동안 캘리포니아와 멕시코에서 여러 차례 관찰됐고, 올해 2월에는 바하 캘리포니아에서 기록됐다. 길을 전혀 모르는 새끼가 처음 바다를 나온 상황도 아니다. 그래서 더 묘하다.
그러면 왜 올라왔나. 여기서 대답이 싱겁다. 아직 모른다. The Marine Mammal Center도 Rio가 그냥 통과하는 중인지, 알려지지 않은 건강문제가 있는지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먹이를 따라왔다는 설명도, 길을 잃었다는 설명도 현재는 가설이다.
고래 입장에서는 바다와 강 사이에 국경선이 없다
사람 지도에는 태평양, 만, 델타, 강이 다른 이름으로 칸칸이 나뉘어 있다. 고래가 보는 건 이어진 물길이다. 샌프란시스코만과 델타는 바다와 내륙 수로가 연결돼 있고, 혹등고래는 먹이를 따라 만 안쪽까지 들어오는 경우가 있다. 그렇다고 60마일 내륙 진입이 평범한 행동이라는 뜻은 아니다.
비슷한 전례도 있다. 1985년 혹등고래 Humphrey가 Rio Vista 일대까지 들어왔다가 다시 바다로 돌아갔고, 2007년에는 Delta와 Dawn이라는 어미와 새끼가 약 20일 동안 Sacramento River Delta에 머문 뒤 결국 바다 쪽으로 빠져나갔다.
전례가 있다는 건 이번 Rio도 반드시 스스로 돌아간다는 보장은 아니다. 강은 바다와 수심, 염분, 선박통행, 먹이분포가 다르다. 오래 머물수록 전문가들이 몸 상태와 이동방향을 보는 이유다. 지금은 구조작전을 시작하기보다 눈으로 상태를 평가하고 움직임을 추적하는 단계다.
Rio가 같은 개체라는 사실도 그냥 이름표를 붙인 게 아니다. 혹등고래는 꼬리지느러미 아래쪽 무늬가 개체마다 달라 사진으로 장기간 추적할 수 있다. 사람으로 치면 얼굴 대신 꼬리 무늬가 신분증이다. 그래서 2002년부터 이어진 관찰기록과 이번 강 속 고래가 연결됐다.
여기서 사람이 도와주겠다고 가까이 가는 게 오히려 문제다. 센터는 보트, 카약, 패들보드와 관찰자에게 최소 100야드 거리를 두라고 요청했다. 따라붙거나 앞을 막거나 둘러싸서 방향을 바꾸려 하지 말라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는 ‘바다 쪽으로 몰아주면 되지 않나’라는 생각이 매우 인간적이다. 출구를 알고 있으니 길 안내를 해주고 싶다. 그런데 고래의 건강상태와 스트레스, 항행 조건을 모르는 상태에서 여러 배가 둘러붙으면 고래에게는 길 안내가 아니라 벽이 될 수 있다.
센터는 관찰 정보를 신고하는 것도 도움이라고 설명한다. 멀리서 위치와 방향을 확인해 전문가에게 전달하면 추적에 보탬이 된다. 가까이 가서 인증사진을 남기는 것보다 훨씬 덜 극적이지만, 고래한테는 그쪽이 낫다.
Rio가 왜 여기까지 왔는지는 지금도 답이 없다. 혹등고래가 계절마다 수천km를 이동한다는 사실을 생각하면 100km 자체가 체력적으로 엄청난 거리는 아닐 수도 있다. 이상한 건 거리보다 방향이다. 바다를 따라 이동한 게 아니라 좁아지는 내륙 수로 쪽으로 들어왔다는 것.
그래서 지금 가장 정확한 행동은 의외로 아무것도 안 하는 쪽이다. 100야드 밖에서 보고, 길을 막지 않고, 관찰 정보를 전문가에게 넘긴다. 인간은 이유를 빨리 붙이고 싶어 하지만 Rio는 아직 설명서를 제출하지 않았다.
확인 경로: The Marine Mammal Center 9월 18일 현황과 AP 보도를 기준으로 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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