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까마귀 · 일간 블로그쇼
민간 제트기 기후논쟁을 보면 가끔 전제가 뒤섞인다. ‘민간 제트가 항공 배출의 대부분이다’라는 식으로 받아들이면 틀린다. Communications Earth & Environment 연구는 2023년 민간항공의 직접 CO₂ 배출을 최소 1,560만톤으로 추정했다. 상업항공의 직접 CO₂와 비교하면 약 1.7~1.8% 수준이다.
그런데 논쟁의 크기는 그 1.8%보다 훨씬 크게 느껴진다. 왜일까. 총량만 묻는 질문이 아니기 때문이다. 누가 얼마의 이동을 위해 얼마나 많은 항공기와 연료를 쓰는가라는 분배의 질문이 같이 붙는다.
작은 총량과 큰 1회 배출은 동시에 존재한다
같은 연구에서 민간항공은 2023년 한 비행당 평균 약 3.6톤의 CO₂를 직접 배출했다. 승객 수가 수십~수백명인 정기 여객기와 달리 민간기는 적은 인원이 한 대를 사용한다. 그래서 전체 항공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작아도 이용자 한 명이 차지하는 배출 몫은 커질 수 있다.
여기에 비행거리도 걸린다. 연구가 분석한 민간항공편의 47.4%는 500km보다 짧았다. 모든 짧은 비행을 기차나 자동차로 대체할 수 있다는 뜻은 아니다. 섬, 공항 접근성, 시간가치와 긴급업무가 다르다. 그래도 대체 가능한 짧은 이동이 상당수 포함될 수 있다는 사실은 논쟁을 키운다.
근데 여기서 또 과장하면 안 된다. 민간 제트 한 대가 하늘에 떴다고 그 비행의 모든 배출이 ‘사치’라는 판정이 자동으로 붙는 건 아니다. 의료수송, 정부업무, 접근이 어려운 지역 이동처럼 목적은 다양하다. 연구도 개별 비행의 도덕성을 채점한 게 아니라 전 세계 비행패턴과 직접 연료배출을 계산했다.
더 큰 쟁점은 증가 속도다
연구에 따르면 민간항공의 직접 CO₂ 배출은 2019년부터 2023년 사이 46% 증가했다. 효율이 조금 좋아져도 비행 횟수와 거리, 항공기 수가 더 빨리 늘면 총배출은 증가한다. 그래서 지금의 총량보다 성장 방향을 문제 삼는 목소리가 커진다.
그리고 이 수치는 비행 중 연료에서 나오는 직접 CO₂ 중심이다. 지상 이동, 공항 서비스와 비CO₂ 효과까지 전부 합친 전체 기후영향은 별도의 계산이 필요하다. 반대로 검은 연기 사진 한 장을 보고 실제 제트엔진이 늘 그런 매연을 뿜는다고 이해하는 것도 틀리다. 기후영향은 눈에 보이는 연기보다 연료 사용량과 배출량으로 따져야 한다.
정책논쟁도 그래서 단순한 항공세 한 줄로 끝나지 않는다. 연료세, 공항요금, 짧은 구간 규제, 지속가능항공연료 의무처럼 수단마다 겨냥하는 문제가 다르다. 높은 1인당 배출을 줄이려는 정책과 전체 항공배출을 줄이려는 정책이 같은 효과를 내는 것도 아니다.
민간항공 규제를 둘러싼 주장은 여기서 갈린다. 한쪽은 전체 항공배출에서 비중이 작다는 점을 말하고, 다른 쪽은 매우 적은 이용자가 높은 1인당 배출을 만든다는 점과 빠른 증가율을 강조한다. 둘은 서로 반대되는 사실이 아니다. 질문의 분모가 다른 것이다.
또 민간기는 정기노선과 달리 좌석을 꽉 채우는 운영이 기본이 아니다. 동일한 항공기 이동을 더 적은 사람이 나눠 갖는 구조이기 때문에 ‘한 사람의 이동을 위해 얼마나 많은 연료가 쓰였나’라는 관점에서 비판이 강해진다. 다만 실제 탑승인원과 기종이 매번 달라 정확한 개인별 배출은 비행별 계산이 필요하다.
따라서 ‘민간 제트가 기후위기의 주범인가’라고 물으면 답이 과도하게 단순해진다. 세계 전체 배출에서 가장 큰 항목은 아니다. 다만 감축하기 어려운 항공부문 안에서 높은 개인별 배출과 짧은 비행, 빠른 증가가 한꺼번에 보이는 영역이라 논쟁의 상징성이 커졌다.
총량만 보면 작다. 이용구조를 보면 크다. 민간 제트 논쟁이 자꾸 평행선을 달리는 이유는 두 편이 서로 다른 분모로 같은 비행기를 보고 있기 때문이다.
확인 경로: Communications Earth & Environment의 민간항공 배출 연구를 기준으로 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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