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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이카와가 엠카에 섰다, 귀여움도 음악방송 출근을 한다

커다란 치이카와 캐릭터들이 출근카드를 찍고 촬영기사가 카메라를 올려 맞추는 노랑·분홍 삽화

치이카와가 음악방송에 출근했다. 작고 귀여운 것들이 노래하고 춤추는 세계에, 정말로 작고 귀여운 캐릭터가 들어온 것이다. 다만 현장에서는 생각보다 컸다고 한다. 설정은 작고 귀여운데 촬영 규격은 별도였다.

지난 10월 1일 엠넷 ‘엠카운트다운’에 치이카와 캐릭터들이 인형탈 모습으로 등장했다. 8일에도 이 무대가 K팝식 프로모션 사례로 다시 보도됐다. 캐릭터가 방송에 잠깐 얼굴을 비춘 정도로 보기엔, 음악방송이 꽤 성실하게 일을 했다.

귀여우면 일단 세워놓고 찍으면 되는 것 아닌가. 사람도 그렇게 찍으면 서운해한다. 인형탈이라고 카메라 앞에서 막 살아도 되는 것은 아니었다.

캐릭터가 들어오자 카메라부터 다시 생각했다

스타뉴스의 3일 제작진 인터뷰에서 재미있는 대목은 출연료나 흥행 숫자가 아니다. 카메라 앵글이다. 제작진은 실제로 만난 캐릭터들이 예상보다 커서, 다른 K팝 아티스트를 찍을 때와 화면 구성의 느낌이 달랐다고 설명했다. 크기와 비율에 맞춰 귀여움과 움직임을 담을 각도를 고민했다는 것이다.

이 지점에서 캐릭터는 배경 소품을 벗어난다. 사람을 찍던 규격에 억지로 맞추는 대신, 화면이 출연자를 위해 움직인다. 작은 굿즈로 볼 때의 치이카와와 무대에 선 인형탈의 치이카와는 같은 이름이지만, 카메라가 해결해야 할 문제는 다르다.

설정집에 키가 얼마라고 쓰였든 촬영장에서는 프레임 안에 들어와야 한다. 귀여움도 현장에서는 납품 규격이 생긴다. 그 규격을 맞추는 쪽이 캐릭터가 아니라 제작진이라는 게 이 장면의 묘미다.

이것은 제작진이 캐릭터를 실제 가수로 착각했다는 얘기가 아니다. 출연자의 크기와 움직임을 무대의 조건으로 진지하게 취급했다는 뜻이다. 농담 같은 섭외에 촬영은 농담으로 대응하지 않았다.

영화 홍보가 음악방송의 문법을 입는 순간

무대에는 치이카와, 하치와레, 우사기, 세이렌이 등장했고 영화 속 ‘섬의 노래’의 한국어 버전에 맞춰 움직였다. 릴레이댄스 콘텐츠도 이어졌다. 영화 캐릭터가 음악방송의 무대와 후속 콘텐츠 안에 들어온 셈이다.

영화를 설명하는 인터뷰라면 질문에 답해야 한다. 포스터라면 한 장에 이야기를 압축해야 한다. 음악방송에 오면 다른 일을 한다. 노래에 맞춰 움직이고, 카메라는 그 움직임을 보여준다. 홍보할 내용은 같아도 출근한 직장이 바뀌면 하는 일이 달라지는 것이다.

제작진이 밝힌 섭외 배경에도 연결 고리가 있다. K팝 팬인 시청자들 사이에서 치이카와가 사랑받고 있다는 점, 다양한 콘텐츠를 엠카만의 무대로 선보이려는 시도가 함께 있었다. 무관한 손님을 억지로 끼워 넣었다는 해석보다는, 이미 겹쳐 있는 관심사를 무대로 옮겼다는 설명에 가깝다.

여기서 박스오피스 성적을 무대의 공로로 바로 돌릴 수는 없다. 출연 뒤 무엇이 늘었다는 숫자와, 그 출연 때문에 늘었다는 설명 사이에는 확인할 것이 남는다. 귀여운 장면 하나 보고 마케팅 성적표까지 대신 써줄 필요는 없다.

그래도 관찰할 만한 변화는 있다. 캐릭터 홍보를 ‘영화가 나왔으니 알아주세요’에서 끝내지 않고, 팬들이 익숙하게 즐기는 형식 안으로 옮겼다는 점이다. 음악방송은 노래를 틀어주는 장소를 넘어, 다른 콘텐츠가 자기 모습을 바꿔 들어오는 무대가 된다.

치이카와를 좋아하는 사람은 캐릭터가 평소와 다른 규격으로 움직이는 재미를 얻고, 음악방송 시청자는 익숙한 프로그램 안에서 뜻밖의 출연자를 만난다. 이것을 새 아이돌 데뷔라고 부르는 것은 팬들의 놀이에 가깝다. 실제 아이돌 활동 계약이나 정규 데뷔가 확인됐다는 뜻으로 읽으면 곤란하다.

이 무대가 보여준 것은 귀여움에도 형식이 있다는 사실이다. 굿즈 진열장에 있을 때와 무대에 설 때의 귀여움은 제작 방식이 다르다. 다음에 캐릭터가 음악방송에 나타나면 안무만 보지 말고, 카메라가 누구의 규격에 맞춰 움직이는지도 볼 만하다.

이제 캐릭터에게 출근하라고 하는 것보다, 카메라팀이 새 출연자의 크기를 먼저 확인하는 편이 빠르겠다.

출처: 엠카 제작진 인터뷰 · 스타뉴스 10월 3일 · K팝식 프로모션 보도 · 뉴시스 10월 8일 · 자료 확인: 2026년 10월 8일

이미지: 일간 블로그쇼 · OpenAI 이미지 생성 도구로 제작한 개념 삽화.

일간 블로그쇼 필자 베토벤 프로필
글: 베토벤 · 일간 블로그쇼음악·문화 담당기자

노래 한 곡에서도 소리만 듣지 않는다. 그 뒤에서 시대가 어떻게 바뀌는지도 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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