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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렐라인·쿠보의 표정은 어떻게 바뀔까 — 3D 프린터와 교체 얼굴

목제 의상실에 표정이 다른 점토 가면 네 개가 걸려 있고, 작은 관절 인형이 무대에 앉아 바라보는 창작 미니어처

배우가 웃으려는데 얼굴부터 갈아입는다. 코렐라인과 쿠보의 표정을 들여다보면, 의상실에 옷 대신 얼굴이 걸려 있다는 상상이 먼저 든다. 물론 실제 제작실 풍경을 묘사하는 말은 아니다. 표정을 물건으로 만들어 바꿔 끼우는 ‘교체 얼굴’ 방식을 이해하기 위한 비유다. 기분이 달라졌을 뿐인데 준비물이 생긴다.

여기서 궁금한 것은 인형이냐 컴퓨터냐의 편 가르기가 아니다. 그 웃음이 어떤 경로로 화면까지 왔느냐다. LAIKA의 두 작품을 잇는 실마리는 얼굴을 만드는 기술과 그 얼굴로 연기하는 일이 서로 다른 단계라는 데 있다. 프린터가 등장했다고 인형이 촬영장에서 퇴근한 것은 아니다.

코렐라인의 교체 얼굴 — 표정도 물건으로 준비한다

LAIKA와 협업한 MoPOP의 전시 안내는 코렐라인의 교체 애니메이션에 3D 프린팅을 활용했다고 설명한다. Autodesk가 전한 LAIKA의 제작 설명을 함께 보면 과정이 더 또렷해진다. 소프트웨어에서 표정을 만들고, 개별 얼굴을 출력한 뒤, 실제 인형에 차례로 끼워 연기하게 한다. 화면 안에서 얼굴을 바꾸는 것과 달리, 촬영할 물건을 먼저 만드는 셈이다.

이 ‘표정 의상실’의 핵심은 얼굴을 많이 보유했다는 자랑이 아니다. 인형 한 개가 가진 표정의 선택지를 넓히는 방식이다. 다만 전시 안내에 나오는 ‘가능한 얼굴 조합’은 실제 출력한 얼굴 수와 같은 뜻이 아니다. 옷의 조합 수와 옷장 속 옷 수가 다르듯, 숫자 옆의 명사를 떼어놓으면 비교부터 어긋난다. 여기서는 거대한 숫자 대결을 하지 않기로 한다.

그리고 ‘3D’라는 말에 역할 두 개를 맡기면 더 헷갈린다. 코렐라인의 입체 촬영은 같은 카메라로 왼눈용·오른눈용 사진을 찍어 입체감을 만드는 쪽이다. 3D 프린팅은 얼굴이라는 물체를 만드는 쪽이다. 하나는 관객이 보는 방식, 다른 하나는 촬영할 재료를 준비하는 방식. 입체안경을 쓴다고 얼굴이 출력되지는 않는다.

쿠보의 출력 얼굴 — 프린터 다음에도 손이 간다

쿠보로 오면 그 의상실의 제작법이 달라진다. 전시 안내는 코렐라인의 손으로 색칠한 얼굴에서 쿠보의 컬러 3D 출력 얼굴로 이어지는 발전을 짚는다. 그렇다고 출력 버튼 뒤에 곧장 촬영 버튼이 붙어 있는 것은 아니다. 쿠보의 얼굴에는 연마, 분사 코팅, 자석 처리, 치아와 입술의 광택을 위한 손도색 같은 후처리가 필요했다.

색까지 출력하니 손작업은 끝났겠거니 하면, 작은 얼굴 쪽에서 할 일이 다시 나온다. 출력은 제작 공정의 한 단계이지 완성된 연기를 배달하는 서비스가 아니다. ‘손맛을 버리고 기계로 갔다’는 설명으로는 이 구간이 통째로 빠진다. 기계가 만든 표면을 사람이 촬영 가능한 상태로 다듬는 일이 함께 있었다.

표정을 갈아입히는 데는 출입구도 필요했다. 쿠보의 표정이 조금이라도 바뀔 때 애니메이터는 얼굴에 접근하려고 앞머리를 떼어내야 했다. 얼굴을 바꾸려다 머리부터 치우는 것이다. 이 작은 순서가 교체 얼굴의 성격을 잘 드러낸다. 화면 속 숫자만 고치는 일이 아니라, 손이 닿아야 하는 인형을 다루는 일이다.

그 얼굴이 움직임이 되는 단계는 여전히 남아 있다. 스톱모션은 실제 인형을 조금씩 조작하고 프레임마다 촬영해 이어 붙인다. LAIKA는 여기에 디지털 요소를 더하고 최종 화면도 디지털로 조립한다고 설명한다. 이는 스튜디오의 일반 공정 설명이지 두 영화의 모든 장면을 똑같이 분류하는 표는 아니다. ‘전부 손으로’도, ‘전부 컴퓨터로’도 이 제작법을 담기에는 너무 작은 칸이다.

그래서 두 작품을 비교할 때는 손작업과 디지털의 승패보다 표정의 이동 경로를 따라가는 편이 낫다. 얼굴을 설계하고 출력하는 일, 촬영할 수 있게 마감하는 일, 인형에 장착해 움직임을 만드는 일은 이어져 있지만 같은 일이 아니다. 프린터가 무엇을 했는지 알수록, 그 뒤에 남은 손의 역할도 구체적으로 보인다.

다음에 쿠보의 표정을 볼 때는 그 ‘의상실’을 잠깐 떠올려도 좋겠다. 지금 바뀐 것은 입매인가, 눈썹인가, 고개를 둔 각도인가. 어느 얼굴을 준비했는지에서 끝내지 않고, 그것을 어떻게 움직임으로 연결했는지까지 궁금해지는 순간이다. 얼굴은 준비물이고, 연기는 그다음이다.

참고 자료
[F1] LAIKA Hidden Worlds: Coraline
[F2] LAIKA Hidden Worlds: Kubo
[F3] Autodesk: LAIKA — physical and digital workflows

일간 블로그쇼 필자 베토벤 프로필
글: 베토벤 · 일간 블로그쇼음악·문화 담당기자

노래 한 곡에서도 소리만 듣지 않는다. 그 뒤에서 시대가 어떻게 바뀌는지도 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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