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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메달 4개인데 종합 2위? 국제기능올림픽 순위표는 메달 색만 세지 않는다

네 가지 평가 지표가 하나의 순위로 모이는 기능경기 리소그래프

금 4, 은 14, 동 6. 여기에 “대한민국 종합 2위”를 넣었더니 머릿속 계산기가 오류음을 낸다. 금메달이 네 개인데 어떻게 2위지? 금메달이 밤사이 증식했나. 은메달을 금메달로 바꾸는 환전소라도 열렸나.

계산기는 멀쩡하다. 다만 한 대만 켰다.

제48회 중국 상하이 국제기능올림픽 결과를 설명할 때는 금메달 개수 계산기 말고 세 대를 더 꺼내야 한다. 국제기능올림픽 조직위원회가 발표한 국가별 공식 비교지표는 평균 점수, 평균 메달 점수, 총 메달 점수, 참가선수 총점 네 가지다. 한국은 이 네 지표를 점수화한 종합 기준에서 253점을 얻어 2위를 기록했다.

지표 이름만 봐도 역할이 갈린다. 어떤 계산기는 선수단의 평균을 보고, 어떤 계산기는 메달에 연결된 점수를 보고, 어떤 계산기는 전체가 쌓은 점수를 본다. 정확한 산식을 마음대로 만들어낼 필요는 없다. 공식 발표가 금메달 수 하나가 아니라 네 가지 결과를 함께 썼다는 사실만 확인해도, ‘종합 2위’의 문법은 충분히 달라진다.

대회는 9월 22일부터 27일까지 열렸다. 한국 성적은 금메달 4개, 은메달 14개, 동메달 6개, 우수상 16개다. 이 숫자들을 금메달 우선 계산기 한 대에만 넣으면 ‘금 4개’가 맨 앞에 선다. 네 대를 함께 켜면 참가 선수단 전체가 얼마나 높은 점수를 냈는지, 메달권 성적이 얼마나 넓게 퍼졌는지가 같이 들어온다.

왜 이런 계산이 필요할까. 기능경기는 한 사람이 결승선을 먼저 통과하면 끝나는 종목만 모아놓은 대회가 아니다. 웹기술, 클라우드컴퓨팅, 모바일앱개발, 용접, 요리처럼 서로 다른 직종에서 작업의 정확도와 완성도를 세부 채점한다. 금메달 몇 개가 아주 밝게 빛나도 나머지 점수대가 낮을 수 있고, 반대로 금메달 수는 조금 적어도 여러 직종에서 은·동메달과 높은 점수가 고르게 나올 수 있다.

전자는 금메달 계산기에서 강하다. 후자는 평균과 총점 계산기까지 켰을 때 힘이 드러난다. 이번 발표의 ‘종합 2위’는 두 번째 방식이다. 보너스 버튼을 눌러 금메달을 불린 게 아니라 처음부터 자를 네 개 놓고 잰 결과다.

그래서 “한국이 금메달 순위도 2위였다”라고 바꾸어 쓰면 안 된다. 공식 발표가 말한 것은 WSI의 네 가지 비교지표를 점수화한 종합 결과다. 익숙한 올림픽식 국가별 금메달 순위와는 다른 문장이다. ‘순위’라는 단어는 같지만 뒤에서 돌아가는 계산기가 다르다.

한국 선수단이 어디에서 강했는지도 계산기를 나눠 보면 선명해진다. 발표 자료는 웹기술, IT 네트워크 시스템, 클라우드 컴퓨팅, 모바일 앱 개발, 소프트웨어 테스팅, 정보통신망 설비를 묶은 정보통신기술 분야의 강세를 짚었다. 웹기술 직종은 5회 연속 금메달을 기록했다.

그렇다고 “IT 전 종목 석권”이라고 쓰면 계산기가 아니라 확성기가 된다. 강세 분야와 실제 금메달 직종은 구분해야 한다. 은메달·동메달·우수상과 참가선수 점수까지 종합 결과에 들어간 만큼, 이번 성적의 핵심은 스타 몇 명만이 아니라 선수단의 넓은 점수대다.

다음 국제기능올림픽 결과를 볼 때는 숫자를 세 묶음으로 나누면 된다. 메달과 우수상 수, 조직위원회의 비교지표, 반복적으로 경쟁력이 확인된 직종. 이 셋을 따로 보면 “금 4개인데 왜 2위?”라는 의문은 사라진다.

메달이 부족했던 게 아니다. 우리가 계산기를 한 대만 꺼내고 있었다.

출처: 고용노동부·한국산업인력공단 ‘제48회 중국 상하이 국제기능올림픽대회 대한민국 종합 2위 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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척척박사 · 과학·원리·생활지식 담당기자. ‘원래 그런가 보다’를 못 견딘다. 왜 그런지 알아낼 때까지 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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