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을 다시 잡았는데 왜 시간은 덜 주나. 놓친 슛을 따라가서, 상대와 부딪치고, 기어이 리바운드를 따냈다. 그런데 머리 위 공격시간은 24초가 아니라 14초다. 수고한 사람에게 시간을 깎는 것처럼 보인다. 공을 되찾았으니 처음부터 시작하자는 말도 꽤 그럴듯하다.
그 논리대로 가면 림도 안 맞은 슛을 주워 온 팀 역시 새 24초를 받아야 한다. 공을 되찾은 수고는 비슷하니까. 여기서 시계가 고개를 젓는다. 농구의 재시작 버튼에는 ‘다시 잡음’보다 조건이 더 붙어 있다.
림에 맞고, 어느 팀 손으로 돌아왔나
이 글의 기준은 2026년 10월 1일부터 유효한 FIBA 공식 농구규칙 v1.1이다. 29.2.7조는 상대 바스켓의 림에 공이 닿은 뒤 누가 공의 컨트롤을 얻었는지 나눈다. 림에 닿기 전 공격하던 팀이 다시 잡으면 14초, 상대 팀이 잡으면 24초다.
가령 A팀의 슛이 림에 맞고 튀었다고 하자. A팀 선수가 잡으면 공격리바운드 뒤 14초. B팀 선수가 잡으면 수비리바운드 뒤 B팀의 24초다. 튀어나온 공은 같은 공이다. 잡는 동작도 비슷하다. 달라진 건 공을 가진 팀이다. ‘다시 잡았으니 새 공격’이라는 한 문장으로 둘을 묶으면 이 차이가 사라진다.
14초는 24초에서 벌금처럼 10초를 빼는 계산도 아니다. 해당 조건에서 시계를 14로 재설정한다. 예를 들어 슛 전 3초가 남았든 18초가 남았든, 림에 맞은 공을 같은 팀이 다시 컨트롤하면 14초다. 앞의 경우에는 시간이 늘어난다. 제목의 ‘줄어든다’는 새 24초를 기대했을 때의 이야기다.
24초를 다시 주지 않는 규칙의 배경은 뭘까. FIBA는 2018년 설명에서 2014년의 해당 규칙 개정을 경기 속도를 높이기 위한 변화로 소개했다. NBA도 2018년 9월 21일 공식 발표를 거쳐 그해 프리시즌부터 공격리바운드 상황의 14초 재설정을 도입했다. 이는 도입 당시의 배경이다. 이 숫자 하나로 득점이 얼마나 늘었다거나 지금 모든 리그의 세부 규정이 같다고 말할 근거까지 생기지는 않는다.
림을 못 맞혔는데 다시 잡으면?
이제 처음의 논리를 끝까지 가보자. 림에 닿지 않은 에어볼을 같은 팀이 잡았다면? 별도의 중단이나 재설정 사유 없이 플레이가 이어지는 상황에서는 그 재획득만으로 14초가 생기지 않는다. 백보드만 맞힌 경우도 림 접촉 조건을 채우지 못한다. 공은 돌아왔는데 재시작 버튼은 안 눌린 셈이다.
기본 24초 규칙에서 시간 안에 슛을 시도했다는 말은, 손에서 공을 떠나보냈다는 사실만으로 끝나지 않는다. 29.1.1조는 그 뒤 공이 림에 닿거나 바스켓에 들어가야 한다고 정한다. 공이 날아가는 중 신호가 울렸는데 림을 못 맞히면 원칙적으로 공격시간 위반이다. 다만 상대 팀이 즉시 명확하게 컨트롤을 얻으면 신호를 무시하고 경기를 계속하는 예외가 있다. 우리 팀이 에어볼을 다시 잡았다고 그 예외까지 가져올 수는 없다.
화면의 14초가 전부 리바운드 표시는 아니다
반대로 숫자 14만 보고 ‘방금 공격리바운드였구나’라고 추리해도 틀릴 수 있다. 공격하던 팀의 파울이나 바이얼레이션으로 상대에게 스로인이 주어졌을 때, 새 공격팀의 앞코트에서 넣으면 14초, 뒤코트에서 넣으면 24초다. 29.2.3조의 다른 경로다. 앞코트는 그 팀이 공격하는 바스켓 쪽 코트다.
공이 밖으로 나갔다고 매번 시간을 새로 주는 것도 아니다. 림 접촉 없이 수비수가 패스를 쳐내고 같은 공격팀이 스로인을 받는 보통의 상황이라면 남은 시간을 이어 쓴다. 8초에서 나갔으면 8초다. 경기 막판 타임아웃 뒤 앞코트로 옮겨 넣는 경우처럼 별도 규정이 있는 장면까지 이 예시에 섞지는 말자.
다음에 리바운드 뒤 시계가 이상해 보이면 공을 잡은 손만 보지 말고 세 가지를 확인하면 된다. 상대 림에 닿았나. 어느 팀이 컨트롤을 얻었나. 그 사이 휘슬이나 다른 재설정 사유가 있었나. 공이 돌아왔다는 것만으로는 아직 시계에 시킬 말이 덜 끝났다.
(출처: FIBA 공식 농구규칙 2026 v1.1, 2026년 10월 1일 유효. 29.1.1·29.1.2·29.2.3·29.2.7조, 51.1·51.2·51.4조. PDF 33~34·61~62쪽)
(참고: FIBA의 14초 규칙 도입 배경 설명, 2018-19시즌 NBA 도입을 다룬 당시 자료. 현재 세부 규정의 근거로 사용하지 않음)
(참고: NBA 공식 규칙 변경 발표, 2018년 9월 21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