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아키텍트 · 일간 블로그쇼
생성형 AI가 퍼진 뒤 AI에 많이 노출되는 직업의 취업자가 24만7천명 늘었다. 이 숫자만 보면 “AI 때문에 일자리가 늘었다”는 문장으로 가기 쉽다. 그런데 한국은행 이슈노트를 끝까지 보면 중요한 건 증가 자체보다 어디에서 늘었고, 누구에게는 늘지 않았는가다.
한국은행은 2023년 이후 3년간 생성형AI 고노출 일자리가 24.7만명 증가했고, 그중 80.8%인 19.9만명이 수도권에 집중됐다고 분석했다. 2025년 에이전틱AI 고노출 직군 증가분에서도 수도권 비중은 88.3%였다.
24.7만명은 ‘AI가 만든 일자리’가 아니다
먼저 선을 하나 그어야 한다. ‘AI 고노출 직업의 고용이 늘었다’와 ‘AI가 그 일자리를 새로 만들었다’는 같은 말이 아니다. 한국은행 분석은 직업별 AI 노출도와 실제 고용 변화를 비교한 것이다. 같은 시기 산업 구조, 경기, 수도권 기업 집중, 반도체와 지식서비스 성장 같은 요인도 함께 움직인다.
증가분 80.8%가 수도권으로 갔다
수도권에서는 생성형AI 노출도가 0.1 높아질 때 고용증가율이 1.0%포인트 높아지는 관계가 나타났지만, 비수도권에서는 통계적으로 뚜렷한 관계가 확인되지 않았다. AI 기술은 인터넷으로 어디서나 접속할 수 있지만, 관련 기업과 인력 수요는 지도 위에서 균등하게 퍼지지 않았다.
지식서비스와 첨단 제조업, 대형 기업 본사와 연구개발 조직이 수도권에 모여 있으면 AI를 도입하면서 생기는 새 역할과 보완 인력도 그 주변에 붙기 쉽다. 기술의 확산 속도와 노동시장의 공간 구조는 서로 다른 문제다.
전체는 늘었는데 20대만 다른 방향으로 움직였다
20대는 전 연령대와 달랐다. 생성형AI·에이전틱AI 고노출 일자리 모두 수도권과 비수도권에서 감소했다. 경력과 전문성을 요구하는 일자리 수요가 늘면서 초입 노동시장에서는 오히려 진입문이 좁아질 수 있다는 신호다.
기술은 전국에 깔려도 일자리는 그렇게 퍼지지 않는다
AI가 지역 격차를 자동으로 줄여줄 거라는 기대도, 반대로 모든 일자리를 없앨 거라는 공포도 둘 다 너무 빠르다. 현재 데이터가 보여주는 건 AI와 가까운 일자리의 증가가 이미 존재하는 산업·기업·인재의 집중과 겹쳐 움직인다는 쪽이다.
그래서 24.7만명이라는 숫자보다 더 중요한 질문은 이것이다. 그 증가분이 왜 수도권에 몰렸고, 20대에게는 왜 같은 방향으로 나타나지 않았나. AI 노동시장을 보려면 모델 성능보다 지도를 같이 펼쳐야 한다.
확인 경로: 한국은행 이슈노트 ‘AI와 지역 노동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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