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광고를 본다.
전용면적 84㎡.
사람에게 말한다.
“몇 평인데?”
우리는 숫자를 한번 번역한다.
법적으로는 제곱미터를 쓰고
머릿속에서는 평으로 산다.
국가와 국민이 서로 다른 계산기를 들고 부동산을 보는 셈이다.
평은 공식적으로는 주인공 자리에서 내려왔다
한국은 국제적인 계량단위 체계에 맞춰 면적을 제곱미터로 표시한다.
부동산 광고에서도 비법정 계량단위인 평만 단독으로 쓰는 것은 제한된다.
그래서 아파트 분양광고를 보면 59㎡, 74㎡, 84㎡처럼 적혀 있다.
법은 이미 제곱미터 시대다.
그런데 부동산에 가면 여전히
24평.
33평.
40평.
이 말이 훨씬 빨리 통하는 경우가 많다.
이유는 ㎡가 넓이를 바로 보여주지 못하기 때문이다
84㎡라고 들으면 숫자는 안다.
84다.
그런데 방이 얼마나 큰지 감이 바로 오지 않는다.
33평형이라고 하면 갑자기 거실과 방 세 개가 희미하게 떠오른다.
오랫동안 아파트 크기를 평으로 기억해왔기 때문이다.
단위는 수학이지만 감각은 학습이다.
미터법으로 바꾼다고 머릿속 가구 배치까지 하루아침에 바뀌지는 않는다.
그리고 공급면적이라는 함정도 있다
여기서 더 복잡해진다.
전용 84㎡ 자체를 평으로 환산하면 약 25.4평이다.
그런데 아파트에서는 전용 84㎡형을 흔히 33평형 안팎이라고 부른다.
공용면적을 포함한 공급면적이 대체로 30평대 초반이 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단지와 평면에 따라 공급면적은 달라질 수 있으니 전용 84㎡가 무조건 정확히 33평이라는 뜻은 아니다.
처음 아파트를 보는 사람은 여기서 한 번 당황한다.
25평짜리를 왜 33평이라고 하지.
틀린 계산은 아니다.
계산하는 대상이 다르다.
부동산은 단위 하나에도 세계관이 두 개다.
아마 평은 꽤 오래 살아남을 것이다
새 세대가 계속 제곱미터로만 집을 본다면 언젠가는 바뀔 수 있다.
하지만 아직은
84㎡보다 33평형.
59㎡보다 24평형.
이쪽이 훨씬 빠르게 통한다.
공식 서류는 제곱미터로 간다.
사람 입은 평으로 간다.
한국 부동산에서 평은 죽은 단위가 아니다.
법적으로 은퇴했는데 매일 출근하는 전직원에 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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