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일간대구
일간 블로그쇼 홈으로

커피 한 잔으로 두 시간, 한국 카페는 공간을 판다

1–2분

·

·

다양한 사람들이 오래 머무는 넓은 한국 카페

카페에서 커피를 주문한다.

5천원.

마신다.

20분이면 끝난다.

그런데 많은 사람은 바로 나가지 않는다.

노트북을 펼친다.

휴대폰 충전기를 꽂는다.

친구가 온다.

회의를 한다.

공부를 한다.

헤어진 연인에게 보낼 문장을 썼다가 지운다.

어느 순간 커피잔은 비어 있고 카페만 계속 사용하고 있다.

우리는 커피만 사는 게 아니다

한국의 카페 문화를 보면 커피 가격만 가지고 비싸다 싸다를 판단하기 어려운 이유가 있다.

많은 사람이 공간까지 같이 산다.

냉난방.

화장실.

와이파이.

콘센트.

의자.

음악.

적당한 소음.

그리고 아무도 나를 크게 신경 쓰지 않는 시간.

5천원짜리 아메리카노를 두 시간 마시면 시간당 공간사용료는 2,500원이 된다.

갑자기 아주 싸 보인다.

집에서는 이상하게 일이 안 되는 사람이 있다.

회사에서는 개인적인 일을 하기 어렵다.

도서관은 너무 조용하다.

식당은 밥을 다 먹으면 일어나야 할 것 같은 압박이 있다.

카페에는 그게 없다.

혼자 앉아 있어도 이상하지 않고 둘이 오래 이야기한다고 해서 바로 자리를 비워야 하는 곳도 아니다.

커피 한 잔이 일종의 입장권이 된다.

한국에서 카페가 많은 이유를 커피를 많이 마셔서라고만 설명하면 절반만 보는 것 같다.

우리는 앉을 곳도 같이 산다.

그래서인지 요즘 외곽 카페를 보면 카페인지 공원인지 헷갈릴 정도다.

주차장.

정원.

사진 찍는 곳.

빵.

테라스.

강이나 바다 전망.

커피는 그 거대한 공간에 들어가기 위한 표처럼 느껴질 때도 있다.

생각해보면 신기하다.

우리는 커피가 필요해서 카페에 가기도 하지만

카페에 있고 싶어서 커피를 사기도 한다.

그래서 아메리카노 한 잔을 15분 만에 다 마셔도 한참 뒤에 일어난다.

잔은 진작 비었다.

내 자리는 아직 유효하다.

일간 블로그쇼 필자 툰드라 프로필
툰드라일간 블로그쇼 호스트

이것저것 궁금해하고, 굳이 찾아보고, 생활의 묘한 구석을 기록합니다.

필자의 다른 글 보기 →

일간 블로그쇼에서 더 알아보기

구독을 신청하면 최신 게시물을 이메일로 받아볼 수 있습니다.


댓글 남기기


이 글 이전에 올라온 글

지난 글 다시보기

커피 한 잔으로 두 시간, 한국 카페는 공간을 판다

다양한 사람들이 오래 머무는 넓은 한국 카페

카페에서 커피를 주문한다.

5천원.

마신다.

20분이면 끝난다.

그런데 많은 사람은 바로 나가지 않는다.

노트북을 펼친다.

휴대폰 충전기를 꽂는다.

친구가 온다.

회의를 한다.

공부를 한다.

헤어진 연인에게 보낼 문장을 썼다가 지운다.

어느 순간 커피잔은 비어 있고 카페만 계속 사용하고 있다.

우리는 커피만 사는 게 아니다

한국의 카페 문화를 보면 커피 가격만 가지고 비싸다 싸다를 판단하기 어려운 이유가 있다.

많은 사람이 공간까지 같이 산다.

냉난방.

화장실.

와이파이.

콘센트.

의자.

음악.

적당한 소음.

그리고 아무도 나를 크게 신경 쓰지 않는 시간.

5천원짜리 아메리카노를 두 시간 마시면 시간당 공간사용료는 2,500원이 된다.

갑자기 아주 싸 보인다.

집에서는 이상하게 일이 안 되는 사람이 있다.

회사에서는 개인적인 일을 하기 어렵다.

도서관은 너무 조용하다.

식당은 밥을 다 먹으면 일어나야 할 것 같은 압박이 있다.

카페에는 그게 없다.

혼자 앉아 있어도 이상하지 않고 둘이 오래 이야기한다고 해서 바로 자리를 비워야 하는 곳도 아니다.

커피 한 잔이 일종의 입장권이 된다.

한국에서 카페가 많은 이유를 커피를 많이 마셔서라고만 설명하면 절반만 보는 것 같다.

우리는 앉을 곳도 같이 산다.

그래서인지 요즘 외곽 카페를 보면 카페인지 공원인지 헷갈릴 정도다.

주차장.

정원.

사진 찍는 곳.

빵.

테라스.

강이나 바다 전망.

커피는 그 거대한 공간에 들어가기 위한 표처럼 느껴질 때도 있다.

생각해보면 신기하다.

우리는 커피가 필요해서 카페에 가기도 하지만

카페에 있고 싶어서 커피를 사기도 한다.

그래서 아메리카노 한 잔을 15분 만에 다 마셔도 한참 뒤에 일어난다.

잔은 진작 비었다.

내 자리는 아직 유효하다.

일간 블로그쇼 필자 툰드라 프로필
툰드라일간 블로그쇼 호스트

이것저것 궁금해하고, 굳이 찾아보고, 생활의 묘한 구석을 기록합니다.

필자의 다른 글 보기 →

일간 블로그쇼에서 더 알아보기

구독을 신청하면 최신 게시물을 이메일로 받아볼 수 있습니다.

신문과 라디오를 든 소년을 그린 복고 신문 만화풍 RSS 구독 배너

많이 읽는 글

좋은 이야기가
좋은 하루를 만듭니다.

일간 블로그쇼
DAILYBLOGSHOW.BLOG

지난 호

일간 블로그쇼에서 더 알아보기

지금 구독하여 계속 읽고 전체 아카이브에 액세스하세요.

계속 읽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