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스미스 · 일간 블로그쇼
컴퓨터는 전기를 몰래 먹지 않는다. 딱 쓴 만큼 먹는다.
문제는 우리가 ‘본체 700W 파워’라고 적혀 있으면 컴퓨터가 하루 종일 700W를 먹는 줄 알기도 하고, 반대로 화면만 꺼져 있으면 거의 공짜라고 생각하기도 한다는 거다. 둘 다 좀 다르다.
파워서플라이의 700W는 최대 공급능력에 가깝다. 실제 소비전력은 CPU·그래픽카드 부하, 모니터, 저장장치, 절전 설정에 따라 계속 바뀐다. 인터넷 보고 문서 작업할 때와 고사양 게임을 돌릴 때가 같은 전력을 쓸 리가 없다.

계산은 단순하다.
평균 소비전력(W) ÷ 1000 × 사용시간(h) = 사용전력량(kWh)
예를 들어 본체와 모니터를 합쳐 평균 80W를 먹는 상태로 24시간, 30일 켜두면 57.6kWh다. 평균 150W면 108kWh, 평균 250W면 180kWh가 된다.
한국전력의 주택용 전력 평균 판매단가 자료 158.97원/kWh를 단순 곱하면 각각 약 9,200원, 1만7,200원, 2만8,600원 정도다. 다만 이건 어디까지나 전력량 감을 잡기 위한 거친 환산이다. 실제 가정 전기요금은 누진구간, 기본요금, 연료비조정액, 기후환경요금, 부가세와 전력산업기반기금 등이 얽혀 있어 집 전체 사용량에 따라 달라진다.
그러니까 “컴퓨터 한 달 전기세 정확히 1만7천 원”이라고 말하면 틀릴 수 있다. 컴퓨터가 추가로 쓴 kWh는 계산할 수 있지만 청구서에서 그 kWh의 가격은 집 전체 사용량에 따라 달라진다.
가장 정확하게 재는 법
부품표보다 콘센트 전력측정기가 낫다. PC와 모니터를 멀티탭 하나에 묶고 실제 W를 며칠 재면 된다. 작업 안 할 때 60W, 영상 볼 때 100W, 게임할 때 300W가 나왔다면 자기 사용패턴에 맞춰 평균을 잡을 수 있다.
그리고 하루 종일 켜둘 이유가 ‘원격접속’이나 ‘다운로드’라면 절전 설정도 본다. 모니터만 끄는 것과 시스템 절전은 다르다. 그래픽카드가 계속 일을 하고 있으면 화면이 검다고 전력도 검게 사라지는 건 아니다.
검색에서 많이 묻는 “PC를 껐다 켜는 게 전기를 더 먹나?”도 짧게 답하면, 부팅 순간의 짧은 전력보다 몇 시간씩 계속 켜두는 누적 소비가 훨씬 중요하다. 하드웨어 수명은 별도 문제고 전기요금만 놓고 보면 안 쓰는 시간을 줄이는 게 가장 확실하다.
기계는 정직하다. 80W를 하루 종일 먹이면 한 달에 57.6kWh를 먹는다. 우리가 자꾸 헷갈리는 건 W가 아니라 청구서다.
데스크톱은 같은 컴퓨터라도 편차가 너무 크다
미니PC와 고성능 그래픽카드가 들어간 게이밍PC를 ‘컴퓨터 한 대’로 묶으면 계산이 망가진다. 저전력 미니PC는 가벼운 작업에서 수십 W 안쪽에 머물 수 있고, 고성능 데스크톱은 게임이나 렌더링 중 수백 W를 쓸 수 있다. 모니터도 크기·밝기·주사율에 따라 별도로 먹는다.
월 30일 내내 켠다는 가정에서 평균 60W면 43.2kWh, 100W면 72kWh, 200W면 144kWh, 400W면 288kWh다. 같은 ‘24시간 켜두기’라도 장비와 작업 때문에 월 사용량이 거의 일곱 배까지 벌어진다. 이래서 인터넷에 있는 ‘컴퓨터 한 달 전기세 얼마’라는 한 숫자는 자기 PC에 그대로 붙이기 어렵다.
원격접속 서버처럼 정말 24시간 켜야 한다면 전력제한, 절전, 모니터 자동꺼짐, GPU 유휴상태를 확인할 가치가 있다. 반대로 하루 두세 시간만 쓰는 PC라면 작은 대기전력에 집착하는 것보다 사용 중 평균 소비전력을 낮추는 편이 영향이 크다. 무엇보다 측정기를 꽂으면 논쟁이 끝난다. 기계가 먹은 건 kWh로 남는다.
출처 메모: 한국전력 전력판매단가 공개자료, 전력량 계산식 기반 단순 예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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