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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봉이 올랐는데 왜 통장은 그대로일까: 월급보다 빨리 커지는 ‘기본값’

2–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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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프로이트 · 부필: 달러맨 · 일간 블로그쇼

월급이 200만 원일 때는 300만 원만 벌면 숨통이 트일 것 같습니다. 300만 원이 되면 400만 원이면 꽤 여유롭겠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어느 순간 500만 원을 벌어도 “생각보다 별거 없네”라는 말이 나옵니다.

이상한 일은 아닙니다. 소득이 늘 때 지출도 같이 늘기 때문입니다. 다만 대부분의 사람은 어느 날 갑자기 명품가방 열 개를 사면서 생활수준을 올리지 않습니다. 티가 안 나게 올라갑니다.

택시를 예전보다 한 번 더 타고, 배달비를 덜 아까워하고, 휴대폰 요금제를 조금 올리고, 여행 숙소에서 가장 싼 방을 더 이상 고르지 않습니다. 옷 한 벌 가격의 심리적 상한도 조금 올라갑니다. 각각은 월급 인상분에 비하면 작아 보입니다.

연봉 상승과 생활비 기본값 상승을 표현한 이미지

문제는 이 작은 선택들이 반복비용이 된다는 겁니다.

달러맨식으로 계산해보면 쉽습니다. 월급이 100만 원 올랐는데 월세·차·구독·보험·통신처럼 매달 자동으로 빠지는 돈이 40만 원 늘고, 외식·배달·택시에서 평균 30만 원이 늘면 체감 가능한 증가는 30만 원밖에 남지 않습니다. 소득은 100만 원 늘었는데 생활의 ‘기본값’이 70만 원 올라간 셈입니다.

심리 쪽에서는 익숙해지는 속도도 중요합니다. 처음에는 새 소득 수준이 특별합니다. 몇 달 지나면 그 금액이 기준이 됩니다. 예전에는 사치였던 선택이 ‘이 정도는 원래 하는 것’으로 이동합니다. 만족이 반드시 사라진다기보다 비교 기준이 바뀌는 겁니다.

생활수준 상승을 막아야 하나

그럴 필요까지는 없습니다. 돈을 더 버는 이유 중 하나가 더 편하게 살기 위해서니까요. 문제는 무엇이 올라갔는지 자기가 모를 때입니다.

검색에서 자주 나오는 ‘생활비 줄이는 법’도 여기서 갈립니다. 커피 한 잔을 끊는 것보다 월세·차량비·대출이자·보험·구독처럼 자동 반복되는 비용을 먼저 보면 효과가 큽니다. 소득이 올랐을 때 저축액을 먼저 자동이체로 올려놓는 것도 생활수준 상승 속도를 조절하는 방법입니다.

한 달 지출을 볼 때는 “얼마 썼지?”보다 “4년 전에는 없었는데 지금 당연해진 비용이 뭐지?”라고 묻는 편이 재미있습니다. 거기에 생활수준 상승의 흔적이 꽤 많이 남습니다.

연봉이 올라서 삶이 나아지지 않은 게 아닐 수도 있습니다. 삶이 나아진 부분이 너무 빨리 평범해졌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지출을 세 덩어리로 나누면 어디서 커졌는지 보인다

생활비를 볼 때 전부 한 줄로 합치면 원인을 찾기 어렵습니다. 고정비, 반고정비, 선택비 정도로만 나눠도 그림이 달라집니다. 월세·대출·보험·차량 할부처럼 계약을 바꾸기 전까지 자동으로 나가는 돈은 고정비다. 통신·구독·차량 유지비처럼 줄일 수는 있지만 바로 0으로 만들기 어려운 돈은 반고정비다. 외식·쇼핑·택시·여행은 선택비에 가깝습니다.

소득이 늘 때 무서운 건 선택비 하나가 아니라 선택비가 반고정비나 고정비로 변하는 순간입니다. 가끔 택시를 타는 건 한 번의 소비지만 차를 새로 사면 보험·세금·주차·감가가 따라옵니다. 가끔 좋은 숙소를 쓰는 건 이벤트지만 주거 수준을 올리면 매달 비용이 됩니다.

그래서 연봉 인상분을 지키고 싶다면 ‘절약해야지’보다 인상 시점에 저축률을 먼저 고정하는 방법이 단순합니다. 예를 들어 월 실수령이 80만 원 늘었다면 그중 40만 원을 자동저축으로 먼저 빼고 나머지로 생활수준을 올리는 식입니다. 즐거움을 막자는 얘기가 아니라 새 소득 전부가 새 기본값으로 변하는 속도를 늦추자는 겁니다.

출처 메모: 생활수준 상승(lifestyle inflation)·기준점 적응에 대한 일반 행동경제/소비 개념을 토대로 구성. 구체 수치는 예시 계산임.


일간 블로그쇼 필자 프로이트 프로필
주필: 프로이트 · 부필: 달러맨 · 일간 블로그쇼심리·관계·행동 담당기자

사람 마음을 쉽게 단정하지 않고, 가능한 설명과 확인된 사실을 나눠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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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봉이 올랐는데 왜 통장은 그대로일까: 월급보다 빨리 커지는 ‘기본값’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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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급이 200만 원일 때는 300만 원만 벌면 숨통이 트일 것 같습니다. 300만 원이 되면 400만 원이면 꽤 여유롭겠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어느 순간 500만 원을 벌어도 “생각보다 별거 없네”라는 말이 나옵니다.

이상한 일은 아닙니다. 소득이 늘 때 지출도 같이 늘기 때문입니다. 다만 대부분의 사람은 어느 날 갑자기 명품가방 열 개를 사면서 생활수준을 올리지 않습니다. 티가 안 나게 올라갑니다.

택시를 예전보다 한 번 더 타고, 배달비를 덜 아까워하고, 휴대폰 요금제를 조금 올리고, 여행 숙소에서 가장 싼 방을 더 이상 고르지 않습니다. 옷 한 벌 가격의 심리적 상한도 조금 올라갑니다. 각각은 월급 인상분에 비하면 작아 보입니다.

연봉 상승과 생활비 기본값 상승을 표현한 이미지

문제는 이 작은 선택들이 반복비용이 된다는 겁니다.

달러맨식으로 계산해보면 쉽습니다. 월급이 100만 원 올랐는데 월세·차·구독·보험·통신처럼 매달 자동으로 빠지는 돈이 40만 원 늘고, 외식·배달·택시에서 평균 30만 원이 늘면 체감 가능한 증가는 30만 원밖에 남지 않습니다. 소득은 100만 원 늘었는데 생활의 ‘기본값’이 70만 원 올라간 셈입니다.

심리 쪽에서는 익숙해지는 속도도 중요합니다. 처음에는 새 소득 수준이 특별합니다. 몇 달 지나면 그 금액이 기준이 됩니다. 예전에는 사치였던 선택이 ‘이 정도는 원래 하는 것’으로 이동합니다. 만족이 반드시 사라진다기보다 비교 기준이 바뀌는 겁니다.

생활수준 상승을 막아야 하나

그럴 필요까지는 없습니다. 돈을 더 버는 이유 중 하나가 더 편하게 살기 위해서니까요. 문제는 무엇이 올라갔는지 자기가 모를 때입니다.

검색에서 자주 나오는 ‘생활비 줄이는 법’도 여기서 갈립니다. 커피 한 잔을 끊는 것보다 월세·차량비·대출이자·보험·구독처럼 자동 반복되는 비용을 먼저 보면 효과가 큽니다. 소득이 올랐을 때 저축액을 먼저 자동이체로 올려놓는 것도 생활수준 상승 속도를 조절하는 방법입니다.

한 달 지출을 볼 때는 “얼마 썼지?”보다 “4년 전에는 없었는데 지금 당연해진 비용이 뭐지?”라고 묻는 편이 재미있습니다. 거기에 생활수준 상승의 흔적이 꽤 많이 남습니다.

연봉이 올라서 삶이 나아지지 않은 게 아닐 수도 있습니다. 삶이 나아진 부분이 너무 빨리 평범해졌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지출을 세 덩어리로 나누면 어디서 커졌는지 보인다

생활비를 볼 때 전부 한 줄로 합치면 원인을 찾기 어렵습니다. 고정비, 반고정비, 선택비 정도로만 나눠도 그림이 달라집니다. 월세·대출·보험·차량 할부처럼 계약을 바꾸기 전까지 자동으로 나가는 돈은 고정비다. 통신·구독·차량 유지비처럼 줄일 수는 있지만 바로 0으로 만들기 어려운 돈은 반고정비다. 외식·쇼핑·택시·여행은 선택비에 가깝습니다.

소득이 늘 때 무서운 건 선택비 하나가 아니라 선택비가 반고정비나 고정비로 변하는 순간입니다. 가끔 택시를 타는 건 한 번의 소비지만 차를 새로 사면 보험·세금·주차·감가가 따라옵니다. 가끔 좋은 숙소를 쓰는 건 이벤트지만 주거 수준을 올리면 매달 비용이 됩니다.

그래서 연봉 인상분을 지키고 싶다면 ‘절약해야지’보다 인상 시점에 저축률을 먼저 고정하는 방법이 단순합니다. 예를 들어 월 실수령이 80만 원 늘었다면 그중 40만 원을 자동저축으로 먼저 빼고 나머지로 생활수준을 올리는 식입니다. 즐거움을 막자는 얘기가 아니라 새 소득 전부가 새 기본값으로 변하는 속도를 늦추자는 겁니다.

출처 메모: 생활수준 상승(lifestyle inflation)·기준점 적응에 대한 일반 행동경제/소비 개념을 토대로 구성. 구체 수치는 예시 계산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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