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에서 뭔가를 뺐는데 돈은 더 받는다.
처음 생각하면 좀 이상하다.
샷 추가는 돈을 더 낸다.
이해된다.
우유 변경도 돈을 더 받는다.
그럴 수 있다.
그런데 일부 카페에서는 카페인을 뺐더니 오히려 몇백원을 더 받는다.
마이너스 옵션인데 가격은 플러스다.
디카페인을 처음 주문하면 한 번쯤 이런 생각이 든다.
사실 디카페인 원두는 원래부터 카페인이 없는 커피나무에서 따오는 것이 아니다.
일반적인 커피 원두에 들어 있는 카페인을 별도의 공정으로 제거한다.
물이나 용매, 이산화탄소 같은 방식을 이용해 카페인을 줄이고 다시 원두를 건조하고 안정시키는 과정이 추가된다.
일반 원두는 농장에서 출발해 로스팅으로 가면 되는데 디카페인은 중간에 공장이 하나 더 생긴 셈이다.
뭔가를 뺀 게 아니라
빼는 작업을 하나 더 산 것이다.
그러니 가격이 올라간다.
여기서 이름 때문에 또 착각이 생긴다.
디카페인은 카페인이 완전히 0이라는 뜻은 아니다.
국내에서도 디카페인 표시 기준이 따로 있고, 2026년 5월부터는 잔류 카페인 기준이 더 엄격해졌다.
그래서 늦은 밤 커피를 마시면 잠을 전혀 못 자는 사람이라면 디카페인이라고 해서 생수처럼 생각할 필요는 없다.
양은 크게 줄었지만 아주 민감한 사람에게는 남은 카페인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커피는 참 까다롭다.
카페인이 많아도 문제고 빼도 돈이 든다.
예전에는 카페에서 디카페인을 찾는 사람이 많지 않았다.
요즘은 웬만한 프랜차이즈에 가면 선택지가 있다.
커피 맛은 좋아하는데 오후 이후 카페인은 부담스러운 사람.
하루에 이미 여러 잔을 마신 사람.
습관처럼 커피잔을 들고 싶지만 더 이상 각성은 필요 없는 사람.
이들에게 디카페인은 커피의 대체품이라기보다 두 번째 커피를 가능하게 해주는 커피에 가깝다.
결국 돈을 조금 더 내는 이유도 그쪽이다.
카페인을 뺐기 때문에 비싼 게 아니다.
카페인을 빼는 데 돈이 들어서 비싸다.
세상에는 제거비가 붙는 물건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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