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사할 원고는 A4 한 장, 넣어둔 출력 용지는 A3다. 메뉴의 A4→A3를 고르니 확대율이 141%로 잡힌다. 종이가 두 배라고 들었던 기억 때문에 200%로 고쳐 누르고 싶다면, 일단 원고의 가로와 세로를 따로 보자. 복사기의 퍼센트는 종이 넓이를 세는 숫자가 아니다.
사람이 말한 두 배는 종이의 넓이다. 복사기의 확대율은 가로와 세로의 길이에 적용되는 비율이다. 둘 다 숫자는 맞는데 재는 대상이 다르다. 종이를 넓게 쓰려던 주문이 글자 하나하나를 가로세로 두 배로 늘려달라는 주문으로 바뀌면, 기계 입장에서는 시킨 대로 한 셈이다.
A3는 A4 두 장의 넓이, 길이는 아니다
A4의 규격은 210×297mm, A3는 297×420mm다. A4 두 장을 나란히 놓으면 420×297mm가 된다. 방향을 돌리면 A3와 같은 크기다. 여기까지는 실제 규격을 가지고 확인할 수 있다. A3가 A4 두 장의 면적이라는 말을 복사기가 억울해할 이유도 없다.
그런데 A4의 짧은 변 210mm를 같은 방향의 A3 짧은 변 297mm로 늘리는 비율은 297÷210, 약 1.414배다. 긴 변도 420÷297로 거의 같은 비율이다. 두 변이 각각 약 1.414배 늘어나니 면적은 약 1.414×1.414, 두 배가 된다. 종이가 면적 계약을 지키려면 가로세로가 조금씩 나눠서 일해야 한다.
반대로 가로와 세로를 모두 두 배 늘리면 면적은 네 배다. 210×297mm 원고를 200%로 확대했을 때 내용의 전체 크기는 420×594mm로 커진다. 이는 A2 규격에 해당한다. A3 용지에 그 내용을 한 장으로 담으려 하면 넘치는 부분이 생길 수 있다. 200%는 적극적인 버튼이지만, A4를 A3에 맞추라는 주문의 정답은 아니다.
141%는 길이 담당의 대답이다
복사기에서 흔히 보는 A4→A3의 141%는 이 길이 비율을 정수로 표시한 값이다. Canon의 해당 기종 공식 설명서에도 141% A4→A3가 사전 설정으로 올라 있다. 141%는 면적을 41%만 키우겠다는 뜻이 아니다. 가로와 세로를 각각 약 41% 키우겠다는 뜻이다. 작은 글자도 같은 비율로 커진다.
여기서 141%와 수학적인 약 141.4%를 서로 싸움 붙일 필요는 없다. 종이 규격 자체가 밀리미터 단위로 제시되고 복사기는 선택 가능한 비율을 정수 등으로 표시한다. 사용하는 기기의 확대·축소 메뉴와 용지 조건에 맞춰 선택하면 된다. 모든 기기에 같은 버튼과 같은 표시가 있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작게 돌아올 때도 계약은 같다. A3를 A4로 줄이는 길이 비율은 약 70.7%다. 기종에 따라 사전 설정이 70% 등으로 표시될 수 있다. Canon의 같은 설명서 예시에는 70% A3→A4가 적혀 있다. ‘절반 크기니까 50%’를 고르면 길이를 절반으로 줄여 면적은 원래의 4분의 1이 된다. 두 배와 절반 모두 면적 통역을 빼먹기 쉬운 말이다.
종이 두 장을 모으는 것과 내용을 키우는 것은 다르다
A4 두 페이지를 A3 한 장에 나란히 배치하는 작업은 또 별개의 주문이다. 이때는 각 A4 페이지를 원래 크기대로 놓아도 A3 면적을 사용할 수 있다. 반면 A4 한 페이지의 내용 자체를 A3 한 페이지로 키우려면 길이 비율을 조절한다. 결과가 모두 A3 한 장이어도 안에 들어간 글자의 크기는 같지 않다.
원고를 보낼 때 ‘A3로 해주세요’만 적으면 종이 크기만 바꿀지, 내용도 키울지, 두 페이지를 모을지가 남는다. 원하는 결과를 먼저 적고 원본 크기와 출력 용지, 확대율, 페이지 배치를 확인하자. 인쇄 영역과 여백 때문에 가장자리까지 그대로 들어가는지도 미리보기에서 살피는 편이 좋다. 특정 복사기에서 실제 출력한 결과를 보장하는 설명은 아니다.
A4 한 페이지를 A3 한 페이지로 키울 때는 해당 기기의 A4→A3 사전 설정이나 약141% 확대를 확인한다. 반대로 A3를 A4로 줄일 때는 A3→A4 사전 설정을 확인하자. 200%와50%는 가로세로 길이를 두 배·절반으로 만드는 다른 주문이다. 출력 미리보기에서 잘림 여부까지 확인하고 복사를 시작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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