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자 바깥에는 ‘라벤더’, ‘프리미엄’, ‘퀵 본드’ 같은 말이 크게 붙는다. 안전기준 적합 여부는 대개 그보다 훨씬 작은 글씨거나 아예 보이지 않는다. 해외직구 생활화학제품을 살 때 먼저 확인할 것은 향의 이름도, 별점도 아니다. 제품명이다. 정확한 제품명을 알아야 정부가 조사한 900개 제품의 부적합 목록과 대조할 수 있다.
기후에너지환경부가 올해 살펴본 해외직구 생활화학제품은 900개였다. 이 가운데 국내 안전기준에 맞지 않은 제품이 189개, 21%였다. 다만 이 숫자를 ‘해외직구 생활화학제품 전체의 21%가 위험하다’로 읽으면 안 된다. 이번 조사는 과거 부적합률이 높았던 접착제·도색·코팅제품과 계절 수요가 많은 방향제·세정제 등을 집중해서 골랐다. 위험 신호는 분명하지만 전체 시장을 무작위로 뽑은 통계는 아니다.
문제는 세 묶음에 몰렸다
부적합 189개를 사용목적으로 나누면 향을 내거나 냄새를 없애는 제품이 75개였다. 인센스, 아로마·향 오일, 실내·차량용 방향제와 탈취제가 여기에 들어간다. 물체에 색을 입히거나 표면을 보호하는 제품은 69개였다. 자동차 보수용 페인트펜, 가죽·신발 염색제, 방수·김서림 방지제, 광택제 같은 것들이다. 네일·속눈썹 접착제와 공예·주얼리·신발용 접착제 등 붙이는 제품은 30개였다.
이 세 묶음을 합치면 전체 해외직구 부적합 제품의 92.1%다. 냄새를 맡거나, 피부 가까이 쓰거나, 손으로 바르는 물건이 많다. 그래서 ‘직구니까 싸다’에서 판단을 멈추기보다 제품의 정체를 한 번 더 확인해야 한다.
초록누리에서 확인할 정보는 이름 하나가 아니다
정부는 부적합 제품의 제품명, 제품사진, 판매처, 조사 당시 판매 인터넷 주소와 어떤 기준에 맞지 않았는지를 화학제품안전포털 초록누리에 공개한다. 쇼핑몰 상품명은 판매자가 바꾸거나 번역할 수 있다. 이름이 비슷하다고 바로 같은 제품으로 단정하지 말고 사진, 용도, 판매처와 URL을 함께 맞춰 보는 편이 낫다.
구매 전에는 상품 페이지를 닫기 전에 제품명과 판매자 정보를 초록누리의 공개 목록과 대조한다. 이미 주문했다면 포장과 주문내역을 남겨 동일 제품인지 확인한다. 목록에 없다는 사실만으로 ‘안전 인증 완료’라고 해석해서도 안 된다. 조사를 받지 않은 제품일 수 있기 때문이다. 국내 유통제품의 안전기준 확인·신고 체계가 해외직구 제품에 똑같이 적용되지 않아 소비자가 사전에 확인하기 어렵다는 것이 정부 설명이다.
부적합이 확인된 해외직구 제품에는 해외 판매처 차단과 관세청 통관 보류 요청이 이뤄졌다. 그렇더라도 다른 판매경로나 이름을 바꾼 재등장 가능성 때문에 정부는 지속 점검을 예고했다. 구매 직전 확인이 필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미 사용했다면 포장·주문내역·제품사진·판매 URL을 먼저 보존한다. 그다음 초록누리에 공개된 제품명·사진·판매처·당시 URL·부적합 내용을 하나씩 대조하고, 일치 여부가 불분명하면 한국환경산업기술원 생활화학제품안전센터 안내를 확인한다. 같은 브랜드라도 용량이나 모델이 다르면 이름만 보고 같은 제품으로 단정하지 않는다. 확인 작업에는 기억보다 남아 있는 물건과 기록이 쓸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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