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항에서 가장 난감한 시간은 비행기가 늦어지는 시간이 아니다. 정작 내 몸이 보안검색대 앞에서 늦어지는 시간이다. 출발 시각만 보고 평소처럼 집을 나섰다가, 체크인과 수하물 위탁 줄을 한꺼번에 만날 수 있다.
한국공항공사의 이번 추석 특별교통대책 발표에 따르면, 9월 23일부터 27일까지 전국 13개 공항 이용객은 약 81만 명이다. 김포와 제주는 23일 출발객이, 김해는 27일 출발객이 가장 많을 것으로 예상됐다. 이것은 공항 전체가 그날 하루 종일 같은 강도로 막힌다는 뜻이 아니다. 공항별 출발객 예상치이며, 실제 혼잡은 편별 시간대·국내선과 국제선·항공사 카운터·보안검색대 사정에 따라 달라진다.
연휴 전날이 전부는 아니다
김포에서 먼저 움직이는 사람과 김해에서 귀경 무렵 움직이는 사람이 같은 달력을 보고도 다른 날 공항에 몰린다. 따라서 ‘추석 연휴는 23일이 제일 붐빈다’처럼 한 날짜로 전국 공항을 묶으면 실전에서 틀린다. 27일 김해 출발 승객이라면 연휴가 끝나간다고 줄도 끝났으리라 생각하지 않는 편이 낫다.
가장 먼저 볼 것은 내 비행기의 출발 공항과 출발 시각이다. 공항이 혼잡한 날이라도 오전 첫 편과 저녁편은 다를 수 있고, 국제선은 출국심사까지 추가된다. 항공사가 공지한 탑승 수속 마감 시각과 공항의 예상 혼잡 안내를 출발 전날과 당일 다시 확인하자. 교통수단을 고를 때에는 공항 도착 시각이 아니라 터미널 입구에서 수속을 시작할 시간을 기준으로 계산해야 한다.
온라인 체크인을 마쳤어도 위탁할 짐이 있으면 카운터를 거쳐야 한다. 짐이 없다면 줄 하나를 덜 설 수 있지만 보안검색은 남는다. 가족이 함께 간다면 유아용품과 액체류, 보조배터리 등 기내 반입 규정도 미리 정리하는 편이 좋다. 여유를 만드는 가장 싼 방법은 현장에 와서 급하게 뛰는 시간을 줄이는 것이다.
출발지를 바꿔 읽는 실수도 잦다. 김해에서 서울로 올라오는 비행기는 김해의 출발 혼잡을 봐야 하고, 서울에서 김해로 내려가는 표라면 김포의 출발 혼잡을 봐야 한다. 돌아오는 항공권까지 한 화면에 떠 있을 때는 달력의 왕복 날짜만 보지 말고 편명 옆 출발 터미널을 다시 읽자. 출국이 아닌 국내선 이동이라도 위탁 수하물 유무에 따라 공항 안 동선은 갈린다.
차를 가져갈 계획이라면 주차장 입구부터 탑승구까지를 한 번에 계산할 필요가 있다. 터미널과 먼 주차면을 찾거나 셔틀을 기다리는 시간은 도로 지도에서 보이지 않는다. 대중교통도 막차나 첫차 시각이 내 항공편과 맞지 않으면 다른 수단을 섞어야 한다. 평소 공항까지 40분 걸린다는 기억은 공항 안에서 보내는 시간까지 책임져 주지 않는다.
또 하나. 혼잡 예보는 혼잡을 피할 수 없는 사람에게도 쓸모 있다. 비행편을 바꾸기 어렵다면 체크인을 가능한 방식으로 미리 하고, 위탁 짐을 줄이며, 동행자에게 집결 장소를 분명히 알리면 된다. 아이나 고령자와 함께 이동하면 통로를 찾고 화장실에 들를 여유도 일정에 넣자. 빠른 발걸음 하나로 수속 절차를 건너뛸 수는 없다.
숫자의 용도는 예언이 아니라 준비다
81만 명은 13개 공항·5일간의 예상 이용객이지 내 비행편의 대기 인원수가 아니다. 23일이나 27일이라는 피크 전망도 실시간 운영 결과가 아니다. 비·바람, 연결편 지연, 교통상황이 바뀌면 당일 경험은 달라진다. 항공사 안내 문자와 공항 실시간 공지, 공항 접근 교통 상황을 마지막으로 확인해야 한다.
혼잡 전망이 알려주는 것은 단순하다. 김포·제주 23일 출발, 김해 27일 출발이면 평소 출발 습관을 그대로 복사하지 말 것. 특히 비행기 출발 시각에서 집을 나서는 시간을 거꾸로 계산할 때는 도로 이동뿐 아니라 수속과 보안검색 시간도 넣을 것. 공항은 항공권에 적힌 시각보다 훨씬 일찍 시작된다.
(출처: 한국공항공사 특별교통대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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