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벨테스트가 금지된다는데, 아이가 들어간 뒤에는 아무 진단도 못 하나요?” 법이 바뀔 때 가장 먼저 생기는 질문입니다. 답은 ‘모두 금지’도 ‘이름만 바꾸면 가능’도 아닙니다. 2026년 10월 1일부터 시행되는 학원법의 새 조항은 유아를 모집하거나 수준별로 배치하려고 시험·평가하는 일을 금지합니다. 다만 등록 뒤 교육을 돕기 위한 제한적인 진단은 별도 조건을 갖추면 가능합니다.
금지되는 것은 선발과 반 배치 목적의 시험입니다

개정 학원법 제12조의2는 유아를 학원이나 교습소에 모집하기 위한 시험·평가를 금지합니다. 입학 가능 여부를 가르거나, 들어올 반을 정하려고 치르는 이른바 4세·7세 고시가 핵심 대상입니다. 문제지 이름을 ‘상담자료’로 바꾸는 것만으로 목적이 달라지지는 않습니다. 누가 탈락하는지, 점수로 반이 갈리는지, 등록 전에 평가하는지를 함께 봐야 합니다.
여기서 첫 번째 가설은 “아이에게 문제를 하나라도 물으면 위법”이라는 해석입니다. 조문은 그렇게 넓지 않습니다. 금지의 중심은 모집 또는 수준별 배치라는 목적입니다. 일상적인 대화나 수업 관찰까지 일률적으로 막는 규정으로 읽기는 어렵습니다.
두 번째 가설은 “등록만 끝나면 종이시험도 자유롭다”는 해석입니다. 이것도 조문보다 넓습니다. 예외는 등록 후라는 시점 하나만 충족하면 되는 게 아닙니다. 보호자의 사전 동의를 받고, 교육활동 지원을 목적으로 하며, 관찰·면담 방식의 진단행위여야 합니다. 구체적인 사항은 대통령령에 맡겨져 있어 시행 전 하위 규정을 함께 확인해야 합니다.
입학 뒤 진단을 볼 때 필요한 세 문장
학원이 진단을 제안한다면 보호자는 먼저 “이 결과로 반을 나누거나 수강을 거절하나요?”라고 물을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교육 지원보다 선발·배치 목적에 가까워질 수 있습니다. 다음은 “등록이 끝난 뒤이며 사전 동의 절차가 있나요?”입니다. 마지막은 “시험지 점수가 아니라 관찰과 면담으로 무엇을 살피나요?”입니다.
관찰·면담 진단의 결과는 아이의 서열표가 아니라 수업을 조정하는 자료여야 자연스럽습니다. 예를 들어 글자를 얼마나 빨리 읽는가만 재기보다, 지시를 이해하는 방식이나 활동에서 어려워하는 지점을 살피고 보호자와 교육 계획을 상의하는 식입니다. 법이 허용하는 구체 범위는 대통령령 문구가 확정된 뒤 더 선명해집니다.
교육부는 과도한 유아 사교육과 입학시험 부담을 줄이기 위해 법 개정을 추진했습니다. 그러므로 ‘등록 후’라는 형식만 앞세워 사실상 같은 선발시험을 반복한다면 입법 취지와 충돌할 여지가 큽니다. 반대로 아이를 돕기 위한 관찰까지 모두 금지라고 말하면 예외 조항을 지워버립니다.
학원 안내에서 점수표, 합격선, 상위반 배정 같은 표현이 남아 있다면 교육 지원 진단인지 다시 물어볼 이유가 있습니다. 반대로 보호자의 동의를 받아 수업 중 관찰한 어려움을 설명하고 교육 계획을 조정하는 절차라면 조문이 둔 예외와 가까울 수 있습니다. 결국 이름보다 실제 운영이 판단의 자료입니다.
시행일 전후에는 학원 안내문도 달라질 수 있습니다. 보호자는 평가의 이름보다 시점, 목적, 방식, 결과의 쓰임을 확인하는 편이 좋습니다. 아이가 무엇을 못하는지 빨리 가르는 도구인지, 수업에서 무엇을 도와야 하는지 천천히 살피는 과정인지. 법의 경계는 바로 그 질문에서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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