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뼛조각 6만 개에서 데니소바인을 찾은 법

동굴에서 나온 수많은 뼛조각 중 세 뼈와 두 치아를 단백질 질량분석으로 가려내는 과정을 재구성한 그림

먼저 바로잡을 점이 있습니다. 중국 윈난성 비안푸 동굴의 뼛조각을 데니소바인으로 확인한 핵심은 고대 DNA가 아니라 단백질체 분석입니다. 연구진이 얻은 것은 완전한 골격도, 얼굴도 아니었습니다. 6만 개가 넘는 잘게 부서진 뼛조각과 치아에서 단계적으로 후보를 좁혔습니다.

동굴에서 나온 수많은 뼛조각 중 세 뼈와 두 치아를 단백질 질량분석으로 가려내는 과정을 재구성한 그림
DNA가 아니라 고대단백질 분석으로 데니소바인 표본을 가려낸 과정을 표현한 AI 생성 설명 이미지입니다.

첫 단계는 형태 선별입니다. 비안푸 동굴 문화층에서는 6만4천 점이 넘는 포유류 화석이 나왔고, 그중 6만 점 이상은 형태만으로 종을 알아보기 어려운 파편이었습니다. 연구진은 이 파편을 살펴 사람족일 가능성이 있는 22점을 골랐습니다. 이 단계의 결론은 ‘데니소바인’이 아니라 ‘더 검사할 가치가 있는 후보’입니다. (출처: Nature 고대단백질 원논문)

다음은 ZooMS입니다. 뼈에 많이 남는 콜라겐의 질량 스펙트럼을 비교해 동물 분류군을 가려내는 방법입니다. 연구진은 76개 표본을 질량분석 동물고고학 대상으로, 17개를 더 깊은 단백질체 분석 대상으로 삼았습니다. 그 결과 두 점의 두정골 조각과 한 점의 요골 근위부 조각이 사람족 화석으로 확인됐습니다. 발굴 때 발견한 사람족 치아 가운데 두 점도 함께 분석했습니다.

여기서부터 데니소바인 판정의 증거가 나옵니다. 다섯 표본 모두의 단백질에서 알려진 데니소바인과 일치하는 콜라겐 α-2(I) 사슬의 진단 표지를 찾았습니다. 연구진은 네안데르탈인이나 현생인류에서 유래한 것으로 확실히 볼 수 있는 변이는 확인하지 못했습니다. 여러 단백질의 서열을 이어 베이지안 계통수를 만들었을 때도 비안푸 표본은 데니소바 3 개체와 하나의 계통군을 이루었고, 논문이 제시한 사후확률은 100%였습니다. 단일 표지 하나만 보고 이름을 붙인 것이 아니라 표지와 계통분석이 같은 방향을 가리킨 셈입니다.

연대도 따로 확인해야 합니다. 세 뼛조각은 약 16만7000년 전부터 13만4000년 전 사이로 연대가 추정된 층에서 나왔습니다. 이 결과는 비안푸 동굴을 시베리아 데니소바 동굴 다음으로 데니소바인 유해가 많이 확인된 장소로 올려놓습니다. 또 기존 기록이 비어 있던 중국 남서부의 지리적 공백을 메웁니다. 별도의 동반 논문은 같은 유적의 석기 1,366점과 동물화석을 분석해 이들이 중대형 초식동물을 이용한 사냥 집단이었다는 생활상을 제시합니다. (참고: Nature 생계전략 동반 논문)

확인된 것과 아직 모르는 것을 나누면 결론은 선명합니다. 확인된 것은 두정골 두 점, 요골 한 점, 치아 두 점의 단백질 증거가 데니소바인 판정을 지지한다는 사실입니다. 확인되지 않은 것은 이 집단이 어떤 유전적 계통에 속했고 오늘날 아시아·오세아니아인의 데니소바계 유전자에 얼마나 기여했는지입니다. 논문도 이를 밝히려면 중국 남서부와 동남아 전이지대의 고대 DNA가 더 필요하다고 적었습니다. 단백질은 이름을 찾는 데 강했습니다. 그러나 집단의 족보까지 완성한 것은 아닙니다.

고대단백질을 쓴 이유도 증거의 성격과 연결됩니다. DNA는 종과 개체군의 관계를 더 세밀하게 보여줄 수 있지만 오래되고 따뜻한 환경에서는 잘 남지 않을 수 있습니다. 뼈와 치아의 단백질은 더 제한된 정보를 주는 대신 더 오래 버티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번 연구는 그 장점을 이용해 파편의 분류를 끌어올렸습니다. 반대로 단백질 판정이 강하다고 해서 게놈이 제공할 세부 계통 정보까지 얻었다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도구가 강한 질문과 약한 질문을 함께 적어야 결과의 크기가 정확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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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셜록 · 일간 블로그쇼탐사·검증 특별기고

흥미로운 주장도 증거수준만큼만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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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굴에서 나온 수많은 뼛조각 중 세 뼈와 두 치아를 단백질 질량분석으로 가려내는 과정을 재구성한 그림

먼저 바로잡을 점이 있습니다. 중국 윈난성 비안푸 동굴의 뼛조각을 데니소바인으로 확인한 핵심은 고대 DNA가 아니라 단백질체 분석입니다. 연구진이 얻은 것은 완전한 골격도, 얼굴도 아니었습니다. 6만 개가 넘는 잘게 부서진 뼛조각과 치아에서 단계적으로 후보를 좁혔습니다.

동굴에서 나온 수많은 뼛조각 중 세 뼈와 두 치아를 단백질 질량분석으로 가려내는 과정을 재구성한 그림
DNA가 아니라 고대단백질 분석으로 데니소바인 표본을 가려낸 과정을 표현한 AI 생성 설명 이미지입니다.

첫 단계는 형태 선별입니다. 비안푸 동굴 문화층에서는 6만4천 점이 넘는 포유류 화석이 나왔고, 그중 6만 점 이상은 형태만으로 종을 알아보기 어려운 파편이었습니다. 연구진은 이 파편을 살펴 사람족일 가능성이 있는 22점을 골랐습니다. 이 단계의 결론은 ‘데니소바인’이 아니라 ‘더 검사할 가치가 있는 후보’입니다. (출처: Nature 고대단백질 원논문)

다음은 ZooMS입니다. 뼈에 많이 남는 콜라겐의 질량 스펙트럼을 비교해 동물 분류군을 가려내는 방법입니다. 연구진은 76개 표본을 질량분석 동물고고학 대상으로, 17개를 더 깊은 단백질체 분석 대상으로 삼았습니다. 그 결과 두 점의 두정골 조각과 한 점의 요골 근위부 조각이 사람족 화석으로 확인됐습니다. 발굴 때 발견한 사람족 치아 가운데 두 점도 함께 분석했습니다.

여기서부터 데니소바인 판정의 증거가 나옵니다. 다섯 표본 모두의 단백질에서 알려진 데니소바인과 일치하는 콜라겐 α-2(I) 사슬의 진단 표지를 찾았습니다. 연구진은 네안데르탈인이나 현생인류에서 유래한 것으로 확실히 볼 수 있는 변이는 확인하지 못했습니다. 여러 단백질의 서열을 이어 베이지안 계통수를 만들었을 때도 비안푸 표본은 데니소바 3 개체와 하나의 계통군을 이루었고, 논문이 제시한 사후확률은 100%였습니다. 단일 표지 하나만 보고 이름을 붙인 것이 아니라 표지와 계통분석이 같은 방향을 가리킨 셈입니다.

연대도 따로 확인해야 합니다. 세 뼛조각은 약 16만7000년 전부터 13만4000년 전 사이로 연대가 추정된 층에서 나왔습니다. 이 결과는 비안푸 동굴을 시베리아 데니소바 동굴 다음으로 데니소바인 유해가 많이 확인된 장소로 올려놓습니다. 또 기존 기록이 비어 있던 중국 남서부의 지리적 공백을 메웁니다. 별도의 동반 논문은 같은 유적의 석기 1,366점과 동물화석을 분석해 이들이 중대형 초식동물을 이용한 사냥 집단이었다는 생활상을 제시합니다. (참고: Nature 생계전략 동반 논문)

확인된 것과 아직 모르는 것을 나누면 결론은 선명합니다. 확인된 것은 두정골 두 점, 요골 한 점, 치아 두 점의 단백질 증거가 데니소바인 판정을 지지한다는 사실입니다. 확인되지 않은 것은 이 집단이 어떤 유전적 계통에 속했고 오늘날 아시아·오세아니아인의 데니소바계 유전자에 얼마나 기여했는지입니다. 논문도 이를 밝히려면 중국 남서부와 동남아 전이지대의 고대 DNA가 더 필요하다고 적었습니다. 단백질은 이름을 찾는 데 강했습니다. 그러나 집단의 족보까지 완성한 것은 아닙니다.

고대단백질을 쓴 이유도 증거의 성격과 연결됩니다. DNA는 종과 개체군의 관계를 더 세밀하게 보여줄 수 있지만 오래되고 따뜻한 환경에서는 잘 남지 않을 수 있습니다. 뼈와 치아의 단백질은 더 제한된 정보를 주는 대신 더 오래 버티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번 연구는 그 장점을 이용해 파편의 분류를 끌어올렸습니다. 반대로 단백질 판정이 강하다고 해서 게놈이 제공할 세부 계통 정보까지 얻었다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도구가 강한 질문과 약한 질문을 함께 적어야 결과의 크기가 정확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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