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월드타워 맨 꼭대기에 서 있다고 치자. 옆에 투명한 벽이 있다. 고개를 들었더니 그 벽이 나보다 약 191m 더 올라가 있다. 어지간히 큰 건물을 또 지었나 싶은데 안에 든 건 젤리다. 지구인 83억 명의 몸 부피를 합쳐 네모나게 담으면 이만하다.
높이는 그렇다 치고. 정육면체니까 잠실 길바닥을 따라 옆으로도 746m가 가야 모퉁이가 하나 나온다. 나는 위로 올려다볼 때보다 옆으로 걸어볼 때 이 상자가 좀 더 크게 느껴진다. 롯데월드타워 높이 555m · 롯데건설
83억 명분의 젤리를 얼마나 주문해야 하나
우선 이번 계산에서는 인구를 83억 명, 한 사람 평균 몸무게를 50kg으로 놓았다. 오늘 세계 인구를 새로 세거나 아기부터 어른까지 전부 저울에 올려 얻은 숫자는 아니다. 몸 사이에 낀 빈 공간은 걷어 내고, 서로 체격이 다르다는 사정도 잠깐 접어 둔다. 세계인구 추정 자료 · UN
이 가정에서는 4,150억kg, 즉 4억 1,500만t이다.
83억 명에 50kg을 곱한 값이다. 숫자가 너무 커서 체감이 안 되지만, 이 다음부터는 물의 도움을 받으면 된다. 밀도 1,000kg/m³는 1m³에 1,000kg이 들어간다는 뜻이다. 총질량을 이 밀도로 나누면 부피는 4억 1,500만m³, 또는 0.415km³다.
몸이 정확히 물과 똑같다는 주장은 아니다. 사람마다 지방·근육·뼈의 비율이 다르고 폐에도 공기가 있다. 여기서는 그런 차이를 걷어 내고, 질량을 물 비슷한 밀도의 물질로 환산했다. 일단 인류를 담을 통의 규격을 정하기 위한 계산이다.
상자 한 변은 746m, 인구를 두 배로 늘리면?
정육면체의 부피는 한 변을 세 번 곱한 값이다. 따라서 4억 1,500만m³의 세제곱근을 구하면 된다. 가로·세로·높이가 각각 약 746m인 상자라면, 우리가 정한 인류의 등가 부피가 들어간다.
여기서 의외인 것은 사람 수와 길이가 같은 비율로 늘어나지 않는다는 점이다. 인구가 두 배라고 상자 한 변도 두 배가 되지는 않는다. 한 변을 두 배로 늘리면 부피는 여덟 배가 된다. 반대로 이 상자에 인류를 한 번 더 넣는다면 한 변은 약 1.26배면 된다.
상자에 두 번째 인류를 얹으려면 똑같은 상자를 위에 쌓아도 된다. 그때는 폭이 그대로니까 높이가 두 배다. 그런데 상자 전체를 다시 정육면체로 빚을 작정이면 가로·세로도 같이 늘어난다. 계산기에서 1.26배가 나온 건 그쪽이다. 모양을 정하지 않고 ‘얼마나 커?’라고 물어본 내 탓이다.
또 상자 모양으로 부피를 표현했다고 해서 그 물질이 스스로 746m 높이로 서 있을 수 있다는 뜻도 아니다. 실제로는 자기 무게로 변형되거나 퍼질 수 있고, 형태를 유지하려면 별도의 조건이 필요하다. 여기서는 구조물 안전진단 대신 자로 잴 수 있는 크기를 구하고 있다.
모서리를 없애면 지름 925m
같은 부피라도 모양이 달라지면 끝에서 끝까지의 길이가 달라진다. 구의 부피 공식에 0.415km³를 넣으면 지름 약 0.925km가 나온다. 정육면체를 둥글게 빚었다고 사람이 늘어난 것은 아니다. 모서리가 사라진 대신 가운데가 더 넓게 부푼 셈이다.
롯데월드타워보다 높다는 것도 높이 하나만 빌려온 비교다. 타워에는 방도 있고 사람보다 훨씬 큰 빈 공간도 있다. 이번 통은 바닥부터 뚜껑까지 빈틈없이 찼다. 지하철에서 어깨 좀 붙여 서는 정도로 이 부피가 나오지는 않는다.
이 덩어리를 실제 군중과 혼동해서는 안 된다. 사람을 서 있게 모으면 몸 사이에 틈이 생기고, 이동·호흡·생활 공간도 필요하다. 이번 상자에는 통로도 방도 엘리베이터도 없다. 무엇보다 원자 자체를 찌그러뜨린 계산도 아니다.
그래서 이 상자를 만든다고 치면, 문은 어디 달지 고민할 필요가 없다. 문 열고 들어갈 몫까지 벌써 젤리로 세었다.

계산: 인구 83억 명·평균 50kg·밀도 1,000kg/m³를 고정한 자체 산술. 실제 군중의 수용 공간을 계산한 결과가 아니다. 아래 UN 자료는 세계인구 추정의 참고자료이며, 이번 83억 명 입력값의 정확한 현시점 인증으로 사용하지 않았다.
삽화는 AI로 생성한 개념 연출이며 실제 축척이나 관측 장면이 아니다.




















답글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