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까마귀 · 일간 블로그 쇼
“지중해에서 앞으로 쓰나미가 발생할 확률 100%.”
이 문장을 보면 당장 해안에서 도망쳐야 할 것 같다.
그런데 그 전에 질문부터 다시 봐야 한다.
무엇이 100%인가.
어느 기간인가.
어느 크기인가.
어느 장소인가.
이 조건을 빼면 확률 문장은 거의 다른 문장이 된다.
UNESCO가 말한 100%의 정확한 범위
UNESCO 산하 정부간해양학위원회(IOC)의 현재 안내에는 앞으로 30~50년 안에 지중해에서 높이 1m 이상의 쓰나미가 발생할 확률이 100%라고 적혀 있다.
여기에는 특정 도시 이름이 없다.
“내년 여름 바르셀로나에 거대한 쓰나미가 덮칠 확률 100%”도 아니다.
지중해 전체라는 넓은 영역, 수십 년이라는 긴 기간, 그리고 최소 1m라는 조건을 묶은 위험 평가다.
이 세 조건을 지우고 ‘지중해 쓰나미 100%’만 남기면 뉴스 제목은 훨씬 세진다.
정보는 오히려 약해진다.
‘1m’라는 조건도 조심해서 읽어야 한다. 이 수치가 지중해 모든 해변에 똑같이 1m짜리 물벽이 들어온다는 뜻은 아니다.
쓰나미의 실제 높이와 침수 정도는 발생 위치, 해저 지형, 해안 모양, 항만 구조에 따라 크게 달라진다. 지역 전체의 위험 평가와 특정 해변의 예상 피해는 다른 문제다.

그렇다고 위험이 작다는 뜻도 아니다
반대로 “아, 30~50년 동안 지중해 어디선가 1m면 별거 아니네”라고 넘기는 것도 이상하다.
지중해는 지진과 화산 활동이 있는 지역이고 해안에 인구와 관광시설이 밀집해 있다. 같은 규모의 쓰나미라도 해안 지형, 수심, 항만 구조, 도착 시간에 따라 피해는 달라진다.
30~50년은 사람 한 명의 여행 일정에는 길지만, 도시계획이나 항만시설 수명에는 그리 긴 시간이 아니다. 호텔, 항만, 도로 같은 시설은 수십 년을 쓴다.
그래서 낮은 빈도의 재난이라도 장기 계획에서는 무시하기 어렵다.
지중해에서 쓰나미가 낯선 일도 아니다. 2020년 에게해 지진 때 그리스 사모스섬과 튀르키예 이즈미르 지역에 쓰나미가 발생했다.
UNESCO가 ‘Tsunami Ready’ 프로그램을 통해 경보 전달, 대피 계획, 주민 교육을 강화하는 이유도 그 때문이다. 2026년에는 프랑스 니스 코트다쥐르 광역권도 Tsunami Ready 인증을 받았다.
이렇게 보면 ‘100%’를 두고 두 가지 과장이 동시에 생길 수 있다.
하나는 “곧 거대한 재앙이 확정됐다”는 과장.
다른 하나는 “수십 년 범위니까 별일 아니다”라는 축소다.
둘 다 원문보다 멀다.
그러니까 100%라는 숫자만 읽고 겁먹거나 안심할 필요는 없다.
이 경우에는 지중해 전체에서, 앞으로 30~50년 안에, 1m 이상이라는 조건을 같이 읽어야 한다.
그게 UNESCO가 말한 범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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