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까마귀 · 일간 블로그쇼
요즘 인간관계 이야기를 읽으면 정신건강 전문가가 너무 많다.
애인이 거짓말을 했다.
가스라이팅.
친구가 자기 자랑을 했다.
나르시시스트.
어릴 때 부모에게 심하게 혼났다.
트라우마.
그런데 잠깐.
그 사람이 실제 자기애성 성격장애가 있는 것과
그냥 자기중심적인 사람인 것은 같은 말인가.
아니다.
심리학에서도 실제로 ‘개념이 넓어지는 현상’을 연구한다, Value: 2
심리학에서도 실제로 ‘개념이 넓어지는 현상’을 연구한다
이를 concept creep 이라고 부른다.
원래 비교적 좁거나 심각한 경험을 가리키던 심리·도덕적 개념이 시간이 지나면서 더 넓고 덜 심각한 상황까지 포함하게 되는 현상이다.
2026년 발표된 연구에서는 414명에게 다양한 행동상황을 제시해 어디까지를 자기애성 성격장애로 판단하는지 살펴봤다.
약 4분의 1은 병적이지 않은 성격특성이나 정상범위 행동까지 NPD 범위에 포함하는 넓은 개념을 보였다.
심리학 교육배경이 있는 사람은 이런 확대경향이 상대적으로 적었다.
더 재미있는 결과도 있다.
개념을 넓게 잡는 사람일수록 일상에서도 “나르시시스트를 자주 본다”고 보고했다.
당연한 면이 있다.
정의가 넓어지면 세상에 해당하는 사람이 많아진다.
한 번 자기자랑을 한 사람도 들어간다면 하루에 몇 명씩 발견할 수 있다.
트라우마도 비슷하게 넓어지고 있다, Value: 2
트라우마도 비슷하게 넓어지고 있다
TikTok의 #trauma 콘텐츠 143개를 분석한 연구에서는 트라우마가 어린 시절 역경뿐 아니라 인간관계 문제 등 광범위한 경험을 설명하는 데 사용됐다.
아주 다양한 행동과 경험이 트라우마의 증거로 제시됐다.
연구진도 이것이 트라우마 개념의 경계가 확대되는 ‘concept creep’ 논의와 일치한다고 평가했다.
이 현상을 무조건 나쁘다고 하면 또 너무 단순하다.
과거에는 피해라고 말하기 어려웠던 경험을 설명할 언어가 생겼다.
예전에는
“그 정도 가지고 뭘 그래.”
하고 넘어갔던 일도 장기적으로 사람에게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인식이 커졌다.
언어가 생긴 덕분에 도움을 요청하는 사람도 있다.
문제는 설명과 진단이 섞일 때 다.
가스라이팅도 그냥 거짓말과 같은 말이 아니다, Value: 2
가스라이팅도 그냥 거짓말과 같은 말이 아니다
가스라이팅은 상대방이 자신의 지각과 기억, 현실판단을 의심하도록 만드는 조작을 가리킨다.
원래는 상대의 현실감각 자체를 흔드는 심각한 심리적 조작을 설명하는 표현이었지만 일상에서는 훨씬 넓게 사용되고 있다.
그러니 상대가 내 말에 동의하지 않았다고 가스라이팅은 아니다.
거짓말 한 번 했다고 자동으로 가스라이팅이 되는 것도 아니다.
행동을 설명하면 오히려 더 정확하다, Value: 2
행동을 설명하면 오히려 더 정확하다
“그 사람은 나르시시스트다.”
보다
“내가 얘기할 때는 거의 듣지 않고 항상 자기 이야기로 돌렸다.”
가 정보가 많다.
“가스라이팅 당했다.”
보다
“내가 분명히 기억하는 일을 반복적으로 부정했고 내가 기억력이 이상한 사람이라고 몰아갔다.”
가 더 구체적이다.
전문용어는 복잡한 인간을 한 단어로 줄여주는 편리한 도구다.
그런데 너무 편하면 문제가 생긴다.
단어 하나 붙이는 순간
어떤 행동을 했는지,
얼마나 반복됐는지,
상황이 어땠는지를 더 이상 안 보게 될 수도 있다.
사람은 생각보다 잘 안 읽힌다.
인터넷에서는 이상하게 빨리 진단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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