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척척박사 · 일간 블로그쇼
심해탐사 중 오징어 한 마리를 봤다는 뉴스가 나옵니다.
한국 사람 입장에서 오징어는 심해의 신비보다는 안주 쪽이 먼저 떠오를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빅핀 스퀴드(Magnapinna)는 조금 다릅니다.
MBARI는 지금까지 인간이 관찰하거나 표본으로 확보한 빅핀 오징어가 약 70건 정도라고 설명합니다.
2026년 9월 캘리포니아 중부 앞바다의 해산을 조사하던 MBARI와 NOAA 연구진이 또 한 마리를 우연히 촬영했습니다.
연구선 조종실이 오징어 하나 때문에 들썩일 만했습니다.
사진을 보면 오징어가 맞나 싶습니다
빅핀 오징어의 가장 유명한 특징은 팔입니다.
몸에서 팔과 촉수가 내려오다가 어느 지점에서 거의 직각으로 꺾입니다.
그 아래로 아주 가느다란 필라멘트 같은 부분이 길게 늘어집니다.
심해 카메라 영상에서는 일반적인 오징어라기보다
긴 실을 매달고 떠 있는 이상한 기계처럼 보일 때도 있습니다.
이 긴 부속지를 정확히 어떻게 이용해 먹이를 잡는지,
평소 어떤 행동을 하는지,
얼마나 넓은 지역에 얼마나 많이 사는지는 아직 모르는 것이 많습니다.
이유는 간단합니다.
보기 어렵습니다.
‘70번 봤다’와 ‘70마리뿐이다’는 다릅니다
희귀 심해동물 기사를 볼 때 가장 조심할 부분입니다.
관측이 드물다고 개체수가 반드시 적은 것은 아닙니다.
심해는 지구에서 가장 넓은 서식공간 중 하나입니다.
반면 사람이 고해상도 카메라를 들고 제대로 관찰한 면적은 극히 작습니다.
빅핀 오징어가 정말 개체수 자체가 적은지,
생각보다 많지만 우리가 못 만나는 것인지는 현재 관측횟수만으로 단정하기 어렵습니다.
이번 발견도 빅핀 오징어를 찾는 전용 탐사가 아니었습니다.
연구진은 Sur Ridge와 Davidson Seamount 등 캘리포니아 앞바다 해산의 생태계를 조사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카메라 앞에 빅핀 오징어가 들어왔습니다.
MBARI로서는 2001년 하와이 탐사 이후 두 번째 직접관찰이었습니다.
심해에서는 우연 하나가 연구자료가 됩니다
육상동물이라면 특정 장소에 카메라를 오래 설치할 수 있습니다.
심해는 내려가는 것부터 큰 작업입니다.
연구선이 필요합니다.
원격무인잠수정이나 잠수정이 필요합니다.
수천m를 내려갔다 올라오는 데 시간도 듭니다.
그러다 거의 보지 못했던 생물이 카메라 앞에 나타나면 짧은 영상 하나가 행동자료가 됩니다.
팔을 어떻게 들고 있는지.
몸의 자세가 어떤지.
물살에 어떻게 반응하는지.
표본 한 점만 가지고는 알 수 없는 정보가 나옵니다.
우리는 달 표면을 꽤 자세히 봅니다.
화성 사진도 매일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 도시에서 몇 백km 떨어진 바다 밑에 무엇이 사는지는 여전히 잘 모릅니다.
달은 멀지만 밝습니다.
심해는 가까운데 어둡습니다.
그래서 과학자들은 아직도
오징어 한 마리가 카메라 앞을 지나가면 흥분합니다.
바다에는 아직 그런 일이 꽤 많이 남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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